◀ 앵 커 ▶
'검은반도체'로 각광받던 물김이
심각한 공급 과잉으로 10년 전 가격까지
폭락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위판장 풍경도 크게 변했는데요.
어민들은 경매에 팔리지 않는 물김을
눈물을 머금고 바다에 버릴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서일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이른 아침부터 양식장에서 걷어 올린 물김들.
하지만 반나절 만에 다시 바다에
쉴 새 없이 뿌려집니다.
위판되지 않은 물량을 폐기하는 겁니다.
눈보라 속에서 1시간 넘게 이어진 작업 끝에
인근 바다는 검붉은 빛으로 물들었습니다.
◀ st-up ▶
이 버려지는 김들은
한겨울 제철을 맞은 최고급 품질의 김들로
평소같으면 조미김 등으로
식탁에 올라야합니다.
이 위판장에서만 4척의 배에 실린
36톤 넘는 김이 바다에 버려졌습니다.
◀ PIP ▶ 신승현 / 해남 김 양식어가
버리는 게 더 힘들어요. 담는 것보다
버리는 것이 더 힘들어요..
물량이 넘쳐 사가는 공장이 부족하다보니
경매에서도 유찰을 거듭하다 결국
폐기할 수 밖에 없는 지경에 이른 겁니다.
◀ SYNC ▶ (삐~~~) 유찰! 자 판매 끝입니다.
[반CG] 실제 이 위판장에서
올해만 전년 동기 대비 생산량이
65% 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고,
이날 물김 가격도
4만 5천원까지 떨어졌습니다.
◀ INT ▶ 김동휘 / 해남 김 양식어가
이렇게 김을 못 팔고 가서 지금 서 있지도 못할 정도로 가슴이 아프네요. 이렇게 이 시간대 구정 안에 버린 적은 한 번도 없거든요..
최근 진도에서는
경매 자체가 진행되지 않아
배 60척 분량, 추정액만 4억 원 상당의
김이 하루 아침에 폐기되기도 했습니다.
보상도 최저가의 80% 혹은 4만원 수준으로
채취 기간 중 단 한 차례만 지급되다 보니
어민들의 부담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 INT ▶ 김영훈 / 진도 김 양식 어민
13일에 2천 톤 정도를 수확해서 공장에서
인수를 안 하니까 이제 다 자연적으로 다시
바다에 갖다 버렸어요.
이같은 현상은
바다 환경이 김 성장에 적합해진데다
고흥과 완도를 중심으로
불법 양식이 급증한 탓입니다.
무면허 양식장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채취 현장을 직접 적발하지 못하면
처벌이 어려운 실정.
어민들은 자정 노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 INT ▶ 김삼오/진도군 물김 생산자 협회 수품분회장
계속 이런 식으로 가다간 김 산업이
위축됩니다. 엄청나게. 앞으로 우리
어민들도 개선할 점을 개선하고 불법도
근절해서 스스로 안 만들고..
이같은 자구책에도 당분간 공급 과잉은
계속될 전망이어서 산지 물김값이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mbc뉴스 서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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