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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피해자들 "그 날의 악몽이 되살아났다"

임지은 기자 입력 2024-12-04 18:15:36 수정 2024-12-04 19:03:58 조회수 70

◀ 앵 커 ▶

이번 비상계엄 사태에서 
계엄군의 등장만으로도 상상하기 힘든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 했던 이들은
바로 5.18 피해자와 그 유가족들인데요.

당시 계엄군에 군홧발에 짓밟히고 탄압당했던 5·18 피해자들, 가족을 잃은 유족들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견디기 힘든 밤을 보냈습니다.

임지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1980년 5월 27일, 광주 항쟁 마지막 날 
아들을 잃은 이근례 씨.

44년이 지난 오늘도,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한 채 뜬 눈으로 뒤척였습니다.

계엄군이 국회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군사 독재 시절이 떠올라 가슴이 철렁내려 앉았습니다.

(현장음) 이근례 / 5·18 피해자 故권호영 어머니
"워메 나는 뭔 일 날까봐 잠 한숨도 안자고 보면서.. 워매 저러다 또 광주 시민.. 워매 떨려서 혼났어요 내가."

그 날의 아픔을 또 겪게 되는 것은 아닐까,

서울에 살고 있는 딸에게 밖으로 나가면 
안된다며 당부하고 또 당부했습니다.

(인터뷰) 이근례 / 5·18 피해자 故권호영 어머니
가슴이 폴짝폴짝폴짝폴짝 뛰고 침이 입에서 막 마르고 환장하겄드라고 그것을 봉께.. 오메, 저 사람들 어디로 좀 다 들어가불지 왜저럴까. 저라다 죽으믄 어짤라고. 그래서 전화로 (자식들에게) 밤낮 '느그는 애기들 잡고 있어라잉.. 나가지 마라 잡고있어라잉"

전남도청을 끝까지 지키다 붙잡혀 
끔찍한 감옥 생활을 견뎌내야만 했던 
김태찬 씨도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동료와 선후배가 피 흘려 이룬 민주주의가 
한없이 무너지는 상황을 지켜보며, 
두려움에 떨어야만 했습니다.

(인터뷰) 김태천 / 5.18 당시 피해자 
"두번다시 생각하기가 싫은 거거든요. 탱크를 앞세워서 헬기를 앞세워서 거리에 뛰쳐 나온다는 것은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 거든요. 그럼 제 2의 5.18이 된다는 것은 정말 두렵고 무서운 얘기죠" 02:20

악몽 같은 시간이었지만, 5.18 피해자들은
더 이상 물러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김형미 / 오월어머니집 관장 
"공수 부대원들 계엄군들을 보고 저희가 80년대 그 악몽이 되살아나서 너무너무 힘들고 아팠습니다. 저희 어머니들이 앞장서서 죽으면 죽으리라는 각오로 투쟁하기로 결의를 했습니다."

(스탠드업)
"취재진이 만났던 5.18피해자들은 
모두 어젯밤이 두렵고 무서웠다고 말했습니다.

“계엄령이 해제되기까지 6시간 동안.. 
5.18 피해자들의 상처는 
덧난 듯 아팠을 것 입니다.

오월을 다시 새기며, 
민주주의를 성찰해 보아야 하는 때입니다.

MBC뉴스 임지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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