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잡초 제거에 효과적인 우렁이는
대표적인 친환경 농법 가운데 하나로
사용되고 있는데요.
그런데 최근 친환경 벼 대표 산지인
전남에서는 이 왕우렁이가 되려 모를
먹어치우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어찌된 일인지 서일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2140ha의 드넓은 친환경 벼 생산지 진도.
평소 같으면 이미 모내기를 마쳤을 시기지만
아직도 농민들이 모를 심고 있습니다.
잡초 제거를 위해
제초재 대신 뿌려놓은 왕우렁이가 오히려
모를 심는 족족 먹어치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S/U 왕우렁이가 모를 갉아먹은 자리입니다.
농민들이 어린모를 계속 다시 심고는 있지만,
여전히 곳곳이 이렇게 듬성듬성 비었습니다.
진도의 친환경 벼 재배면적 가운데
20% 가량인 400ha가 이같은 피해를 입은 상황.
최근 갑자기 우렁이 수가 폭증하며
농사를 망치는 주범이 됐습니다.
◀ INT ▶ 구소옥 / 진도 친환경 벼 재배 농가
피해가 많죠. 몇 번 이제 (우렁이를) 잡았어요. 잡아서 이제 보식을 해도 또 먹어버리고
또 먹어버리고 하니까..
인근 영암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간척지에 조성된 3천ha 넓은 논이
우렁이 습격으로 말그대로 비상입니다.
심지어 우렁이 농법을 사용하지 않는
일반 논까지 수로 등을 통해 넘어와
모를 닥치는 대로 먹고,
수천 개의 알까지 남겼습니다.
◀ INT ▶ 권천섭 / 20년차 벼농사 농민
오히려 (우렁이를) 넣는 것보다
더 많을 정도로 이렇게 물 따라서
유입된가 어떤가 모르겠는데
이런 발생들이 있어서 피해가 너무 많아요.
현재까지 전라남도에서 파악된
피해 농가 규모만 6개 군,
1528ha에 달하는 상황.
올겨울 평년기온이 2.9도로
평년보다 1.9도 상승하면서
겨울철 자연폐사하던 왕우렁이가 겨울을
견뎌내며 개체수가 크게 증가한 탓입니다.
[CG] 실제로 겨울철 평균 기온이
3.3도를 기록했던 지난 2019년
전국 11개 지역에서 같은 피해가 확인되는 등
이상기후로 인한 변화 중 하나인 겁니다.
◀ INT ▶ 이진희/전남농업기술 친환경농업연구소 연구사
이러한 피해는 월동한 왕우렁이
성패(성장한 조개)에 의해서 발생을 하는데요.
어린 때는 논에 있는 잡초 만으로
먹이가 충분하지만 성패는 먹이 능력이
왕성하기 때문에 벼를 가해하기도 합니다.
매년 도내 친환경 농가에
우렁이 구입비로 지원되는 금액은
40억 원 가량.
이번 피해에 진도군과 해남군이
각각 1억 원 이상의 긴급 방제 예산을
투입한 가운데
기상이변이 잦아지면서
뿌려놓은 우렁이를 퇴치하기 위해
또다시 수억 원이 투입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서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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