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그 옛날 먹고살기 어렵던 시절,
학교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이 때문에 한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
노인층을 위한 수업이 마련됐는데요.
어르신들은 한 자라도 더 배우겠다며,
젊은층 못지않은
열정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초롱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화순 동면의 한 마을회관입니다.
마을 주민 10명가량이 책상에 앉았습니다.
모두 귀를 쫑긋 세우고,
선생님 이야기에 집중합니다.
◀ SYNC ▶
“1번, 받침 시옷이 들어간 글자를
읽고 써봅시다. ”
한글을 읽고 쓰며,
그 뜻을 이해하도록 돕는
문해수업입니다.
늦깎이 학생들은 연필을 손에 쥐고,
한 글자씩 꾹꾹 눌러씁니다.
버스 노선을 읽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기도,
식당 메뉴판을 읽지 못해
애를 먹기도 했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 INT ▶ 이미아 (74살)
“고지서 같은 것이 오거나 해도
(글을) 몰라서 옆집에 가서 물어보고,
창피하니까 안 물어보고 놔둬 버리고 못 내고.
(지금은) 날로 날로 조금씩, 서툴지만,
그래도 이렇게 늘어나고 재밌고..”
동생들 뒷바라지하느라
초등학교도 나오지 못했다는
김 임 할머니.
내년이면 90살인데,
수 년째 한글 공부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아직 완벽한 실력은 아니지만,
배우는 재미에 웃음이 절로 납니다.
◀ INT ▶ 김 임 (89살)
“두 개 틀렸어요, 두 개.
공부하러 간다는 그 기분에
한 자라도 더 배우려고, 좋아요.”
올해 화순군은 군민 330명을 대상으로
이 같은 수업을 합니다.
◀ INT ▶ 정수미 화순군 평생교육팀장
“평균연령이 75살 이상 고령의
어르신이 많기 때문에 교육 장소를
어르신들이 사시는 가까운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을 찾아가는...”
매주 3번 정도 수업이 이뤄지는데,
3년 교육을 마치면
초등학교 졸업장도 받을 수 있습니다.
◀ SYNC ▶
"낳으실 때 괴로움 다 잊으시고..."
자식들 키우느라,
먹고살기 바빠서,
교육받을 기회가 없어서.
늦게 시작한 이유는 각기 다르지만,
어르신들은 배움의 기쁨 속에
나이를 뛰어넘는
청춘을 맞이했습니다.
MBC뉴스 김초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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