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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가 일해온 그곳’...화순 탄광, 118년만에 역사 속으로(R)

김초롱 기자 입력 2023-07-03 08:00:07 수정 2023-07-03 08:00:07 조회수 9

(앵커)



나무를 잘라 땔감을 쓰던 시대를 지나,

70, 80년대 우리나라의 국민연료는 연탄이었습니다.



이 연탄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었던 데엔

국내 첫 탄광이자 남부권 최대 석탄 생산지인

화순 탄광의 기여가 컸는데요.



연탄 수요가 줄고, 탄광 유지가 어려워지면서,

지난달 30일, 이 화순 탄광이 문을 닫게 됐습니다.



김초롱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1905년 화순군 동면에서 문을 연 대한민국 최초의 탄광.



화순 탄광은 전국 각처에 석탄을 공급하며 성장해,

1989년에는 직원 1,600명이

석탄 70만 톤을 채굴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연탄 수요가 줄며,

대한석탄공사의 부채와 정부 재정 소요가 급증했고,

깊어진 갱도와 시설 노후화로 인한

안전 우려까지 제기됐습니다.



(스탠드업)

제가 탄광 근로자의 작업복을 한번 입어봤습니다.

이 낡은 옷을 만져보니 그동안의 희생과 수고가 느껴지는 것 같은데요.

이 화순 탄광이 118년 만에 문을 닫게 됐습니다. 


마지막 출근날, 광부 2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고된 노동의 연속이었지만,

탄광에서 보낸 청춘과 동료들과의 추억이 머릿속을 스쳐,

눈시울이 붉집니다.



(싱크) 김병희 / 대한석탄공사 화순광업소 직원

“땀에 흠뻑 젖은 작업복을 입고 석탄 가루에 새카매진 얼굴로

눈과 하얀 치아만 드낸 채 서로 웃고 담소를 나누며

도시락을 먹던 사랑하는 동료들...”



40년 넘게 탄광에서 고생한 가장을 생각하니,

아내는 감정이 북받칩니다.



(인터뷰) 한순희 / 탄광 노동자 가족

“마음이 눈물 날 것 같아요. 고생하셨어요.”



탄광은 단순한 일터가 아닌,

3대가 일궈온 삶의 터전이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박수민 / 탄광 노동자

“저희 할아버지, 저희 아버지들, 그리고 저희 조카들, 자식들까지.

(자녀에게) 여기 역사에 몸담았던 아빠다. 그렇게 얘기해주고 싶어요.”



화순군은 토지 매입과 대체산업 발굴 등

앞으로 이 탄광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용역을 의뢰했고,

내년 10월 결과가 나올 예정입니다.



올해 화순 탄광에 이어,

내년엔 태백 장성탄광,

그리고 2025년엔 삼척 도계탄광까지 문을 닫게 됩니다.



국내 첫 탄광이자 남부권 최대 석탄 생산지였던

화순 탄광은 이제 사라지지만,

누군가에겐 자랑스러운 역사로 남게 됐습니다.



(현장음)

“너희들은 자랑스러운 광부의 아들이다.”



MBC뉴스 김초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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