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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로 일본에 저항한
시인 윤동주의 시를 지킨 이가 있습니다.
그의 친구였던 백영 정병욱 선생이
광양 망덕포구 집에 보관했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유일하게 남아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는데요.
올해는 정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유민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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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햇살 아래,
아이들이 익숙한 시 소절을
한 문장씩 소리 내 따라 읽습니다.
◀SYN▶ 현장음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현실을 피하지 않고
운명과 맞섰던
윤동주 시인의 '서시'입니다.
이 시가 세상 밖으로 나와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수 있게 된 건
1940년대 연희전문학교 시절을 함께한,
그의 벗이자, 후배였던 정병욱 선생 덕입니다.
윤동주는 직접 손으로 쓴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제본해,
지도교수와 정 선생에게 건넸습니다.
본인과 교수가 지녔던 시집은 사라지고,
정 선생이 학도병으로 끌려가면서
광양 망덕포구에 사는 어머니에게 맡긴 것만,
유일하게 남게 된 겁니다.
◀ st-up ▶
"시집은 이곳 마루 밑 항아리에 명주 보자기에
싸인 채 엄혹한 시절을 견뎌냈습니다."
아호인 백영은
윤동주를 잊기 않기 위해
그의 시 '흰 그림자'에서 가져올 만큼
사이가 각별했습니다.
올해는 정 선생이 태어난 지
100년을 맞는 해로,
광양에서는 특별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INT▶ 한다현 장형준 / 고흥 과역초등학교 5학년
"윤동주 시인과 정병욱 선생이 친했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저의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아요."
둘의 인연뿐 아니라
정 선생이 한국 문학에 남긴
학문적 성과도 조명합니다.
고전시가를 전공했고
특히 판소리 보존과 연구에 힘써,
민족 예술의 정수로 자리매김하는 데 공헌했습니다.
◀INT▶ 최상종 / 광양시 학예연구사
"우리 국어 교육에 있어 이전에는 문법과 지식을 전달하는 부분에서
문학이라든지, 작문으로 교육을 전환시키는 데 앞장서신 분이기도 합니다."
친구의 시를 세상에 알린 일을
평생의 보람과 자랑으로 삼은 정병욱 선생.
특별전은 이달 말까지 이어집니다.
MBC 뉴스 유민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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