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40대 남성이
함께 사는 처조카를 성폭행했는데,
엉뚱하게 이웃 주민이 옥살이를 했습니다.
성폭행을 당한 조카의 고모가
남편의 죄를 이웃에게 뒤집어씌웠던 겁니다.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주민은
수사를 엉망으로 한 검찰과 경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송정근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6년 11월,
곡성에서 자영업을 하던 김모씨가
성폭행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윗집에 사는 17살 지적장애인을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김씨를 범인으로 지목한 사람은
피해자와 함께 사는 고모와 고모부였습니다.
김씨는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했지만
이듬해 3월,
1심 재판에서 징역 6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항소심에서 판결이 뒤집혔습니다.
아버지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닌 김씨의 딸이
범인은 따로 있다는
피해자의 법정 증언을 이끌어냈습니다.
사건 장소인 모텔의 CCTV를 확보하지 않는 등
초동 수사에 문제가 있었다는 걸
밝혀낸 사람도 김씨의 딸이었습니다.
(인터뷰)억울한 옥살이 피해자의 딸
"아버지의 무죄를 입증할 수 있는 많은 증거들이 있었지만 그것들을 다 조사하지 않고, 안일하게 봤던 부분들이..저는 수사기관을 과연 믿고 살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뒤늦은 재수사를 통해 드러난 성폭행 범인은
놀랍게도 피해자의 고모부였습니다.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던 고모는 남편의 죄를
이웃인 김씨에게 뒤집어 씌우기 위해
각본까지 짜가며 거짓말을 했습니다.
피해자를 효자손으로 때려가며
허위 진술을 강요했고,
남편은 물론이고,
큰조카 부부까지 범죄 조작에 가담시켰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같은 사실이 모두 들통났고,
고모는 무고죄 등으로 징역 7년,
고모부는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인터뷰)김 씨/억울한 옥살이 피해자
"저로 인해서 가족들한테 고통을 준다는 게 가장 괴로웠었고 또 그 안에서 둘째 딸이 유산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정말로 죽고 싶었습니다."
이웃의 거짓 증언과 허술한 수사 때문에
열달동안 억울하게
옥살이를 해야했던 김씨.
김씨는 현재 경찰과 검찰을 상대로
국가손해배상소송을 진행하고 있고,
김 씨를 파렴치한 성폭행범으로 만든
피해자의 고모는 자신의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C뉴스 송정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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