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전남 함평의 한 마을 축제장 앞에
군수를 향한 '악행비'가 세워졌습니다.
'악행비'를 세운 건 인근 마을 주민들인데
'자치단체의 일방소통적 행정으로
마을에 장례시설이 들어서게 생겼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25년째 이어지고 있는 꽃무릇 축제가
한창인 전남 함평군 해보면.
축제장 초입에
붉은색으로 '악행비'라는 글씨가 새겨진
거대한 비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함평군수의 불통으로 인해
분통하다'는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 st-up ▶
꽃무릇 축제장 초입에 세워진
'악행비'의 높이는 2m 40cm에 이릅니다.
비석을 설치한 건 꽃무릇 축제장
인근 마을에 거주하는 주민들.
지난해 9월 마을 내 한 사찰이
꽃무릇 축제장 주변에
4900여 제곱미터 부지의 수목장을 짓기 위한
개발행위 허가신청을 한 것이 화근이 됐습니다.
함평군이 이를 승인하는 과정에서
지역주민들과 소통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 INT ▶ 박인섭/함평군 해보면 광암마을 주민
"저희가 이제 수목장을 (마을에 짓게)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12월 달이고요, 군에서
허가를 내준 건 10월 초에 허가를 내줬습니다.
두 달 동안 공사를 하는데도 저희는 몰랐어요."
함평군청은 해당 면사무소에
개발 허가 알림을 통보했다는 입장.
◀ INT ▶ 윤미순/함평군청 가족행복과 노인복지팀장
"허가상 이행 알림은 개발행위 부서하고
그다음에 해보면에 속하기 때문에..
해보면장한테 이행 사항 알림을 수신처를
추가해서 해보면에 통보를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면사무소는 주민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 SYNC ▶ 함평군 해보면사무소 관계자
"군에서 (주민에게)연락이 갈 줄 알고 따로
통보를 안했습니다..보통 군에서 허가 난
부분들은 저희들이 주민들한테 통보하고
그러지는 않습니다."
마을 인근 장례시설 조성 계획에 대한
사전 안내는 커녕
개발승인 허가 조차 모두 완료된 상황에서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게 된 주민들은
분통을 터트립니다.
◀ INT ▶ 김연호/함평군 해보면 광암마을 주민
"말 그대로 불통이라고 했지 않습니까..
저희들이 (군수에게)면담도 요청하고 했지만
그것들이 비서실에서부터 차단이 됐었고 이후에 뭐 그렇다 할 액션조차도 한번도 없었고.."
현재 마을 주민들은
수목장 조성 허가를 철회시키기 위한
행정소송을 진행중인 상황.
함평군은 허가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전국 최초로 자치단체장을 향한 '악행비'가
세워졌다는 오명을 쓰게 됐습니다.
MBC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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