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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살던 고향은) 연극 연출가 나상만 교수

취재후기 (김지선 기획PD)

“현대인들은 꿈을 잃어버린 것 같아요.
인간은 누구나 저마다의 꿈을 꾸고 있잖아요.
그러한 꿈을 예술과 문학이 보충할 수 있는데
상실해버린 현대인들의 꿈을 연극을 통해서,
글을 통해서 또는 사진을 통해서
다시 꿈을 꿀 수 있는 ‘꿈의 도시’가 바로 목포라고 생각합니다.”

연극연출가 나상만 교수를 만났다.
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그의 집은 마치
작은 도서관을 연상케 할 만큼 곳곳의 공간마다
책으로 채워져 있었다.
오랜 세월 동안 쌓여온 책들과 손때 묻은 대본들이
한 가정집에 그득하게 채워져 있는 모습을 보며
처음에는 다소 생소한 감정을 느끼기도 했지만
이렇게 쌓인 책들처럼 ‘나상만’ 교수의 노력과 경험들이
차곡차곡 쌓여 단단한 기반이 만들어졌음을 가늠해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인기소설가, 연극연출가, 예술 감독, 한류 스타들의
멘토, 한국 연기교육의 선구자.
‘나상만’ 교수를 표현하는 다양한 수식어들이다.
연극과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온
그는 *스타니스랍스키 시스템을 정착시켜
한국의 연기교육을 혁신시킨 분으로도 유명하다.

<*스타니스랍스키 : 러시아 출신의 배우이자
연극교육가인 콘스탄틴 스타니스랍스키(Konstantin Stanislavsky)가
창시한 배우교육 훈련 시스템으로 전 세계의 연극대학에서 채택하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

‘스타니스랍스키’는 연기의 가장 기초적인 것부터
가장 자연스러운 연기를 찾아내는 과학적인
훈련방법론으로 볼 수 있는데 이 이론을 최초로
한국으로 가져온 분이 바로 나상만 교수이다.
그는 러시아 국립예술원에서 예술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국내외에 ‘스타니스랍스키 연기원’을 창설하여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고 성장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연기교육만큼이나 연극연출에도 뛰어난 두각을
나타냈던 그는 ‘멍키열전’, ‘박통노통’ 등의
다수의 작품들을 통해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소통하면서 ‘나상만’ 고유의 연극 세계를 구축해오기도 했다.

“저의 모든 희곡들은 사회적인 이슈를 가지고 출발합니다.
단 그런 이슈들을 너무 사실화하지 않고 좀 돌려서
연극적인 문법을 동원해서 재미있게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나상만’ 교수가 추구하고자 하는
연극의 모습이었다.
우리나라의 연극은 대사에 의존적이며,
시각적으로나 청각적으로도 재미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재미있는 연극이 되기 위해서는
메시지는 강하지만 시각적으로 볼거리가 있는
연극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학교 시절까지 목포에서 보낸 ‘나상만’ 교수는
당시 그를 많이 아끼셨던 담임선생님과의 인연으로
시와 문학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나누게 되면서
연극의 꿈을 키우게 되었고 그가 극작가로 데뷔하기 위해서
희곡을 언론사에 공모 했었는데 그때의 심사위원이 바로 ‘차범석’ 작가였다고 한다.

대담을 진행하면서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 된 대목이었다.
단순히 그 사건만 바라본다면 각각의 에피소드처럼
보였을지도 모르지만, 그것을 이어가는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로 지금의 나상만 교수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담임선생님의 관심과 사랑으로 알게 된 시와 문학이
‘차범석’ 작가와의 인연으로 연극과 연출의 길로 이어지고,
‘스타니스랍스키’의 영향으로 그 분야의
식견이 확장되어가는 과정처럼 세상의 모든 일들은
결코 혼자서 이뤄낼 수 없고 누군가를 통해서
혹은 무엇인가를 거치게 되면서 비로소 성장하고
깨우치며 그 길을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걸 말이다.

지난해 목포로 귀향한 나상만 교수는 앞으로 고향을 위해
다양한 작품활동을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인생이 한 편의 연극이라고 한다면, 1막이었던 현재까지는
100프로 연극에만 전념했지만 2막에서는 연극을 포괄한
문화콘텐츠 (특히 고향이라는 모토를 중심으로 한 작업)를
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목포는 우리나라 신극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는
김우진과 우리나라 리얼리즘 연극을 집도한
차범석작가를 배출한 연극의 도시로써 목포만의 이야기를
제대로 생산해내는 ‘스토리시티’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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