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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영차 바다野

어영차 바다野

08시 05분 로컬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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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안나가면 밥도 안준데유~ 오늘도 밥값하러 바다로 나가는 남편, 그런 남편 챙기러 전복따러 물질하러 갑니다 #남해조도 #문어 #전복 #자연산

[대한민국 '섬' Korea Island]
남해 미조항에서 뱃길로 십 여분
바다의 품에 안겨
고운 숨을 쉬는 섬, 조도
조도는
큰 섬과 작은 섬으로 나뉘는데요.
큰 섬에 사는
다섯 가구 중,
네 가구가 한 가족!
한 섬에서 도란도란,
살붙이고 사는 가족들 덕분에
외로울 틈 없다는
부부를 만났습니다.
태풍 소식에
서둘러 바다로 나서는데요.
팍팍했던 도시 생활 마치고
아내의 고향 조도에 정착한
동춘 씨와 진영 씨.
올해 4년차, 신참내기 어부랍니다.
처음엔 섬에 내려와,
예쁜 집 지어 놓고,
좋아하는 낚시나 하며
편하게 살고 싶었지요.
하지만
인생이라는 바람과 파도는
생각지도 못한 목적지에
이들을 데려다 놓았습니다.
자, 그럼! 밥값 하러 나서볼까요?^^
요즘 두 사람은
통발을 이용해 문어를 잡는데요.
그런데
작년까진 잘 들던 문어가
올해는 비가 많이 와선지,
수온 때문인지,
영 시원치 않습니다.
과연 오늘은 어떨지,
긴장되는 마음으로
통발을 올려봤더니!
문어가 아닌
붕장어가 올라왔는데요.
지금은
썩- 반갑지 않습니다.
오! 그럼, 그렇죠!
이번엔 문어가 들었는데요?
크기는 성에 안차도
올라온 게 어딥니까!!
간혹 씨알 좋은 녀석이
올라올 때도 있는데요.
바로! 이렇게 말이지요!
이제 제법 어부 티가 나는 부부!
고된 바다 일도
함께 라서 즐거운 두 사람인데요.
처음엔
고생할 게 훤-히 보이니,
섬에 들어오고 싶지 않았다는 아내!
결국 남편의 오랜 설득에,
진영 씨는 36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 왔습니다.
이 재미를
왜 그때는 몰랐을까요~?^^
요즘엔 바다 나오는 재미,
철마다 고기 잡는 재미가
쏠쏠하시답니다.
문어 외에도
다양한 녀석들이 올라오지만
예전에 비하면 많지 않은 양인데요.
그날그날 수확량은 복불복!
오롯이 바다에 기대 사는
어부의 삶을 택했으니,
아쉬워도 어쩔 수 없지요.
그래도
두 아들 다 키우고 나니,
급할 것도,
욕심낼 것도 없다는 두 사람.
변화무쌍한 바다를 품고 살지만
잔잔한 호수처럼
늘 여유를 잃지 않는 부붑니다.
그럼요,
티격태격, 실랑이해도
의지할 데라곤
서로 뿐인데요.
태풍을 대비해
통발도 마을로 모두 올려놓은 부부!
그렇게 어부로서의 삶도
점점 익어가고 있습니다.
작업 끝나자마자
친정어머니와
텃밭나들이에 나선 진영 씨,
한 섬에 사니
날이면 날마다 얼굴 보는
모녀사인데요.
아버지 먼저 떠나보내고,
홀로 적적하셨을 텐데,
두 딸 내외가 섬에 들어와
얼마나 좋으실까요?^^
늘 엄마 생각하는
두 딸에 사위까지,
엄청 든든하시겠습니다!^^
모였다 하면 시끌벅적!
이번엔 또 어디가시나 했더니
동생과 함께
물질하러 가신다는데요?^^
해녀 출신 어머니 덕분에
어릴 때부터 보고 배운 물질이지요.
사실! 동생, 진행 씨는
언니보다 먼저 내려와
바다 일을 시작했는데요.
헌데,
섬에 들어온 사연이 좀 특별하다지요?^^
아니 일단은 여기 들어와 사니까 도시보다 속이 편해요.
스트레스 안 받고 얼마나 좋아요.
그럼요,
마음 편하게 사는 것!
이게 섬에서 찾은
최고의 행복,
최고의 보물이지요.
거기에
제 속, 다 꺼내 보여도
부끄럽지 않은
언니까지 곁에 있으니
더 이상 부러울 것도
바랄 것도 없답니다.
말은 그렇게 해도
세상에 둘도 없는
성실한 남편이라는 걸
잘 알고 있지요.
누가 아내 밖에 모르는
착한 남편 아니랄까봐,
물질 끝날 시간에 맞춰
마중 나온 동춘 씨!
이십 분 동안
과연 얼마나 가지고 나왔을지
궁금한데요~?
이 축복 받은 섬에서
가족들 옹기종기 모여 사니
매일 즐거운 나날일 겁니다.
열심히 잡아왔으니
또 맛있게 즐겨야지요?
고둥 손질은 동생 담당!
문어 손질은 언니가 맡았습니다.
이틀에 한번
함께 모여 식사하는 게
흔한 일상이 된 가족들!
도시에서야 먹을 게 넘쳐나도
요 한 끼 해먹는 재미는 없었는데요.
진영 씨는 섬에 오면서
요리하는 재미가 늘었답니다.
소소한 과정
하나하나가 즐거워졌지요.
그러고 보면 식성도
유쾌한 성격도
평범한 일상도
꼭 닮은 자맵니다!^^
오늘 두 자매가
가장 공을 들이는 건
온가족 보양식, 문어!
육질이 탄탄하고
식감이 쫄깃쫄깃한 문어는
그냥 삶아 먹어도 좋고
무쳐 먹어도 좋은데요.
오늘은 특별히
어머니가 좋아하는 음식!
문어조림을
상에 올리기로 했습니다.
고추장 넣고 졸이는 게 아닌!
양파즙에, 물엿, 참기름 넣고
달-달 볶아주면 끝!
특별한 양념이 필요 없는 게
이 집 문어조림의 특징이랍니다.
달짝지근하면서도
부드러운 문어조림!
캬. 보기만 해도 맛있을 거 같지요?
이번엔 싱싱한 전복에 뿔소라,
돌멍게까지!
물 좋은 해산물들 몽땅 넣고!
입맛 살려줄
물회를 만드신다는 데요.
조도 바다의
종합선물세트라고 해도
될 거 같습니다!^^
두 딸과 사위의 합작품!
푸짐한 저녁밥상이 완성됐습니다!
두 딸과 두 사위 덕분에
호강하시는데요~^^
앞으로 더 건강하고
행복하셔야지요, 어머니~~~
사랑하는 이들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
이래서
작은 섬에 살아도 외롭지 않습니다.
다음 날!
내일 태풍이 올라온다는 소식에
부부의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문어뿐만 아니라
각종 잡어에
튼실한 고둥까지
그동안 잡은 녀석들
빡-빡 긁어모아
위판장으로 가져가야 합니다.
보물 상자 들고,
지척에 있는 미조항으로 가는 길.
그런데 항구에 가까워질수록
어찌된 건지
아내의 표정이 어두워집니다.
어부들 마음이 다- 똑같을 텐데요.
항구를 가득 메운 어선들을 보니
한숨부터 나오는 모양입니다.
성적표 기다리는 수험생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려보는데요?
뭐, 점수가 나쁘면 어떻습니까?
오늘만 날은 아니지요.
궂은 날이 있으면
맑은 날이 있기 마련인데요.
서로를 다독이며 위로하는 법도,
금세 마음을 추스르는 법도,
부부는 섬에서 함께 배웠습니다.
요즘 행복이 더 쉽게 보인다는 가족
행복은 생각보다
더 가까이 머물고 있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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