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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영차 바다野

어영차 바다野

08시 05분 로컬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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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놈 대학 못 보낸 게 한이지... 생각하면 눈물만 나요. 지금은 새우때문에 웃습니다 #팔금 #왕새우 #소금구이 #새우부자 #산전수전 인생사

[대한민국 '섬' Korea Island]

신안 압해도와 암태도를 연결하는
천사대교가 놓이면서,
팔금도로 향하는 길도 가까워졌습니다!
푸른 들판과 바다가 어우러진
팔금도!
주민 대부분이
농사를 짓고 살아가는 작은 섬인데요.
허나, 이 계절
섬에서 가장 바쁘게 움직이는 곳은
논도, 밭도 아닌 새우 양식장입니다.
여름부터 늦가을까지
오로지 새우 하나만 보며 산다는
박종업 씨!
오늘도 아들과 함께
양식장으로 출동입니다!
그런데 새우 보러 가신다더니,
웬, 산속으로 향하시는데요..?
양식장으로 가는 길 한 번, 험난합니다!
그렇게 산길을 오르다 보면
너른 바다와 마주한
양식장이 펼쳐지는데요.
사실 그가
새우 양식을 시작하게 된 건
온 마을을 집어 삼킨
태풍 때문이었답니다.
벼농사하던 땅을
과감하게 밀어버리고,
그 자리에 물을 채워
새우를 키우기 시작했는데요.
새우 양식 인생 35년!
그 세월 동안
가시밭길도 걸었고,
벼랑 끝에 선 듯한
위기도 많았습니다.
아이고..
얼마나 마음고생이 많으셨을까요..
종업 씨는 늘 빚진 마음으로
자식들을 키웠습니다.
그러다 보니 새우 양식만큼은
실패할 수 없었습니다,
포기할 수 없었지요!
그 모진 세월 이겨내고 다시 일어나
이제 아들까지 섬으로 불러들였으니
얼마나 좋으실까요~?^^
그럼 어디,
얼마나 잘 키웠는지,
구경 한번 해볼까요?
하루 세 번 꼬박꼬박 먹이 주고
5개월 간 애지중지 키운 녀석들,
이야
팔딱-팔딱 힘이 넘치는 건 물론
통통한 게 아주 실한데요.
올해도 잘 먹이고, 잘 키우셨나 봅니다.
평탄한 길만 걸어왔다면
알 수 없었을 겁니다.
넘어지기도 하고, 돌아도 가고,
여러 번의 실패를 통해 얻은
값진 결실!
더운 날에도
지치지 않는 이유가 아닐까요?
긴박한 수송 작전으로 모셔온 새우는
온 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판매장에서,
대부분 팔리는데요.
오늘도 단골손님에게
배달 주문이 들어왔는데요.
양식장 관리에, 판매장 운영에, 배달까지
새우 철이면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한데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온 가족이 새우를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단순히
새우만 키울 때는 몰랐는데,
판매장을 열고 보니
가족들 도움 없이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 된 건데요.
두 딸과 아들 역시
그동안 아버지가
어떻게 실패했고,
얼마나 아파했고,
또 어떻게 다시 일어섰는지
곁에서 다 지켜봤기에
이 정도쯤은 당연하다,
여기고 있답니다.
막내아들 세일 씨가
양식장 담당이라면
둘째 인아 씨는 요리 담당!
남들에겐 단순한 음식일지 몰라도
이들에게 새우는
가족들을 하나로 묶어준 끈이지요.
일에 파묻혀 사는 건
아내, 정심 씨도 마찬가지!
밭농사 신경쓰랴, 반찬 만드랴,
엉덩이 붙일 새가 없는데요.
다들
얼마나 고생하는 지 잘 알기에
허투루 할 수 없답니다.
오랜만에
나란히 고추밭에 나온 부부!
암태도 남자와
팔금도 토박이 여자가 만나
맵고 쓴 인생을 함께한 지 45년.
그 힘든 시절을 묵묵히 기다려주며
온갖 인생의 풍파를 함께 건너왔지요.
네, 참고 견디고, 이겨냈으니
이런 날도 찾아온 거겠지요?
집에 오자마자
저녁 준비에 나선 요리 9단 정심 씨!
먼저 이 집의 여름 밥도둑!
새우장부터 만드는시는데요.
이게, 보통 정성이 들어가는 게 아니랍니다.
함초에, 고추와 마늘,
정성으로 달인 간장 넣고 만든 정심 씨표 새우장!
최상의 맛을 찾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지요?
구수한 된장 풀고,
통통-하게 살 오른 새우에
갖가지 채소 더해 푹- 끓여낸
새우탕은 이 집의 특별식!
아내 정심 씨가
음식에 유난히 공을 들이고
상에 올리는
가짓수를 늘리는 날은
식구들의
힘든 하루를 짐작했다는 건데요.
먹는 거라도
잘 챙겨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 담긴
한 상입니다!
잠시 일은 내려놓고
도란도란 둘러앉은 저녁시간!
이 시간이나 돼야
서로 대화 할 여유가 생기는 거지요.
아이고.. 밥 먹는 시간에도
새우 걱정, 장사 생각뿐인데요.
이러니 여름휴가는
언감생심 꿈도 못 꾸는 상황이지요.
네, 이런 부지런함이
그를 다시 일어서게 했나 봅니다!!
다음 날
오늘도 종업 씨네 가족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바쁘게 움직입니다.
힘들고 지치지 않다면 거짓말이지요.
하지만
손 맞고, 마음 맞는
가족들이 함께하기에
힘들었던 그 시절을
가슴에 품고 있기에.
고된 일도
웃으며 할 수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새우들 보금자리로 달려온
종업 씨!
낮이나 밤이나,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봐야 하지요.
이제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새우에 대한 열정만큼은
여전히 청춘이라는 사람!
아마도 그 힘은
가족들로부터 나오는 거겠지요?
늘 쉽지 않은 새우 농사지만
새로운 희망을 그리며
오늘도 그는 누구보다 뜨겁게
이 계절을 통과하는 중인데요.
아마 그를 응원해 주는
가족들이 곁에 있는 한.
그의 열정은 쉬이, 시들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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