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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영차 바다野

어영차 바다野

08시 05분 로컬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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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 고수는 장비를 탓하지 않는다! 옛날엔 대나무 낚싯대 갖고 숭어 수십마리씩 잡아다녔지~ 몸에 배어 있는 낚시 본능 82세 최점기 어르신 #감성돔 #낚시고수 #장산도

[어영차바다야]
목포에서 뱃길로
한 시간 삼십분 거리에 있는
신안 장산도.
지난봄에 만난 60년 낚시 고수,
최점기 할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다시, 섬을 찾았습니다!
1년 365일,
눈만 뜨면
낚시 가는 게 일상인 할아버지.
그런데 오늘은 다른 일이 있는 거 같은데요.
아침부터 어디 가시는 걸까요?
옛날에는 고기가 엄청 흔해서 대나무로 (낚시를) 해도
물고기를 많이 낚아 날랐어, 숭어를
그때는 숭어를 잘 먹었어, 사람들이
그래서 제사상에다 꼭 숭어 놓고 그랬어.
(숭어는) 요즘부터 먹기 시작해
낚싯대 만들 재료를 구하기 위해,
어릴 적부터 자주 찾았던,
대나무 밭에 도착했는데요.
매의 눈으로 쓱- 하고 둘러보더니,
그의 눈에 포착된 대나무!
역시, 고수는 뭔가 달라도 다릅니다!
어릴 때부터
대나무 구하러 다니고,
손수 낚싯대 만들어
부지런히 장산 바다를 누볐다는
할아버지.
60년이면 지겨울 법도 한데,
여든이 넘은 지금도
여전히 이 바다가 좋답니다.
좋은 재료를 구해서 그런지,
아님, 전통 낚싯대 만들 생각에 들뜨신 건지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온 할아버지.
곧장 실력 발휘에 나서는데요.
대나무 마디를 그을려서
반듯하게 펴는 작업부터,
끝부분을 굵은 줄로 감는 것 까지
딱 봐도
하루 이틀 솜씨가 아닌 거 같습니다!
나이, 여든 둘에도
낚싯대 하나에
이렇게 설렐 수 있다니.
낚시를 향한 열정은
나이와는 전-혀 상관이 없나 봅니다.
볕 좋고, 물 때 좋은 날이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다로 나서는 할아버지.
며칠 전 만든
낚싯대를 꺼내시려나, 했는데
점 찍어둔 녀석이 있답니다.
섬에서 평생 나고 자랐으니
장산 바다는 부처님 손바닥 안.
그만의 감성돔 포인트가 따로 있답니다.
자, 이제 자리를 잡고!
슬슬 준비를 하는데요.
오늘은 낚싯대를
여러 개 쓰실 모양입니다!
돔을 잡을 땐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미끼를 끼워서 잡는 원투 낚시를
고집한다는 할아버지.
다, 이유가 있다지요?
네, 평생 즐거움을 안겨 준
이 바다와 공생하는 것,
이게 낚시 고수의 여유와 품격이지요.
드디어 모든 준비가 끝나고
손맛 한 번 제대로 즐겨볼까, 하는 순간!
낚싯대 던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입질이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살짝 힘겨루기를 해보니,
뭔가 느낌이 이상한 모양인데요?
네, 김발에 줄이 걸려버린 거지요.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날이 있다더니,
그에게도 이런 날이 다 있네요.
올 듯 말 듯,
좀처럼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황!
그리고
다시 한 번 입질이 왔습니다!!!
혹시나 했는데
모습을 드러낸 건 새끼 복어!
아.. 오늘 쉽지 않네요!
아니다 싶을 땐,
재빨리 자릴 옮기는 게 상책!
자리를 바꿔가면서
포인트를 찾는 게 포인틉니다!
어느새 바다에 나온 지
두 시간이 넘었건만
감성돔은 깜깜 무소식.
그의 말대로
녀석들이 모두 떠나버린 걸까,
이대로 끝나는 건 아닐까,
점점 불길한 생각이 들 때 쯤!
그럼 그렇죠!
또 한 번 신호가 왔습니다!
드디어 기다리던
첫 감성돔이 올라왔는데요.
이 정도면 기분 좋은 마수걸이지요!
그리고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입질!
이야!
아무래도 녀석들의 길목을
제대로 짚으신 모양인데요?
제 아무리
민첩한 녀석들이라 해도
노련한 고수를
당해낼 재간이 없습니다!
이제야 한시름 놓으시겠습니다^^
앉으나 서나 바다 생각!
기승전, 낚시 사랑인
최점기 할아버지와
57년 째 한 이불 덮고 사는
정방자 할머니!
오늘도 남편 바다에 보내고,
할머니는 손이 바빠졌습니다.
재료 손질해 반찬 만들고
자식들 끼니 챙기는 일이
숙제처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지요.
매일 바다에 나가는 남편이
걱정되지 않냐고,
궁금하지 않냐고, 물어보지만
할머니의 답은 한결같은데요.
그 시각 할아버지는
여전히 낚시 삼매경 중인데요.
시시각각 변하는 물 때 따라
계속 자리를 옮겨가며
때를 노리는 할아버지.
그리고 기회가 찾아오면
바로 이렇게!
단숨에 낚아 올리는데요.
역시, 연륜은 숨길 수 없는 법!
진정한 고수답습니다!
연이어 올라오는 감성돔!
반가운 은빛 행렬이 이어집니다!
딱 한두 시간 사이에
씨알 좋은 녀석들이
정신없이 올라왔는데요.
기다림이 헛되지 않았나 봅니다.
오늘 잡은 녀석은
감성돔 열한 마리.
그래도 끝물에 이정도면
서운하지 않은 양인데요.
오늘도 재미나게
낚시 즐기다 왔으니
할아버지는 그걸로 충분-하시답니다.
할아버지가 낚시 기술자라면
할머니는 손질 기술자!
60년 가까이 해왔으니
장산도 바다 생선에 관해선
이젠 뭐, 도사가 다 됐지요?
할머니에게 손질 맡겨두고
우리 할아버지,
이번엔 갯벌에 나오셨네요?
숭어 낚시에 쓸 비장의 무기!
통통한 갯지렁이 잡으러 왔답니다.
누구보다 낚시를 사랑하지만
그가 바다 생활하며 얻은
결론이 하나 있다는데요?
일평생 낚시하는 낙으로 살아온
최점기 할아버지와
그의 옆을 묵묵히 지켜준
정방자 할머니!
안 먹어본 생선이 없다는
낚시 고수의 아내가
으뜸으로 치는 게
요 감성돔인데요.
고소하다 못해
입에서 살살 녹는
감성돔 구이부터
쫀득-쫀득한 감성돔 회까지
맛있는 한상이 완성됐습니다.
주거니 받거니
도란도란 이야기도 하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서로 먹여주는 재미!
바로 이 맛에 낚시하나 봅니다^^
또 이 맛에
남편 기다리는 거고요^^
그날 오후!
이제 숭어 사냥에 나설 때가 됐습니다!
오늘은 물때는 좋은데
바람이 말썽인데요.
잔잔하다가도 거칠어지고
언제 어떻게 돌변할지 모르는 바다 날씨.
그래도 한 번 부딪혀 봐야지요.
오늘은 대나무 낚싯대와
플라스틱 낚싯대까지 총 동원해
숭어를 낚아볼 참인데요.
먼저 인근 갯바위에서
대나무 낚싯대로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오랜만에 하는 대나무 낚시,
이게, 얼마만인지 모릅니다!
예전에는 숭어가 흔했으니,
이렇게 던지기만 해도
척척 낚아 올리던 때가 있었는데
어째.. 오늘은 아닌 거 같은데요?
급하게 장비 교체!
릴낚싯대로 바꿔
다시 한 번 도전해보는 할아버지.
그런데 오늘따라 영 입질이 없는데요.
경력이 아무리 오래 됐다 해도
바다가 허락해주지 않으면
숭어 한 마리도 쉽지 않지요
결국.. 자리를 이동하기로 합니다.
숭어 떼 찾아 삼만리!
이번 포인트는
펄이 좋기로 소문난 옥도 앞바다!
부지런히 달려와 보니
마을에서도 숭어 잘 낚기로 유명한 동생이
이미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요.
마을 동생과 합심해 봐도,
숭어 명당에서도,
숭어 소식은 들리지 않네요.
이번엔 배로 삼사십 분을 달려
섬 반대편, 갯가로 왔는데요.
농어도, 우럭도, 감성돔도
척척 잘도 잡아내는 그가
숭어 한 마리에 이렇게 고생하다니!
결국
서너 시간 만에 잡은 건
숭어 새끼, 한 마리!
60년 낚시 명인에게도
감성돔 보다
흔한 숭어 한 마리가
더 어려울 때가 있지요.
낚싯대 하나로
평생 바다를 누벼온 그는
더 늦기 전에
장산 바다를 기록하려고 합니다.
어종 별 포인트와 낚시 비법까지
할아버지만의 자산어보인 셈이지요.
그 섬에는
누구보다 낚시를 사랑하는
여든 둘 낚시 고수가 삽니다.
바다에 나설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최점기 할아버지!
바다로 향하는 기대와 설렘이
그를 또 가슴 뛰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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