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어릴때 진짜 많이 먹었던 쑥버무리! 먹을게 없어서 먹었던 쑥이죠~ 지금은 한국 사람한테 없어선 안되는 쑥 입니다. 여수 거문도에서 해풍쑥 키우는 부부이야기 #거문도 #해풍쑥
여수에서 114킬로미터 떨어진
다도해의 끝 섬, 거문도!
서도, 동도, 고도,
세 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어,
삼도라고 불렸던 거문도는
예부터
황금어장으로 유명한
풍요로운 섬인데요.
섬의 시간이 봄을 향해 달리고,
아낌없이 내어주던 바다도
잠시 숨을 고르는 이 계절!
거문도에
봄빛이 스며들기 시작하면,
누구보다
분주해지는 이가 있습니다.
바로
섬쑥을 육지로 전달하는
남주현 씬데요.
온 동네 주민들이
캐고 손질한 쑥이,
그의 공장으로 모이고 있지요.
바다 바람을 맞고 자라
색과 향이 강한 거문도 쑥
그 가치가
알려지기 시작하던 17년 전,
마을 이장을 맡았던 주현 씨가
주민들과 함께 조합을 결성했고,
그의 노력으로
거문도 쑥은
더 유명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봄이면
쌉싸래한 쑥 향기로 뒤덮인다는
거문도 서도마을!
야산에 지천으로 널렸던 쑥이
복덩이가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값도 일반 쑥보다
더 좋은 대접을 받는다니,
이만한 효자가 없는데요.
내일 모레면 아흔이라는
주현 씨의 부모님까지 나와,
쑥밭을 일구고 있습니다.
주현 씨의 아버지는,
서도에서 처음으로
야산의 쑥을
밭에 옮겨 심으신 분이랍니다.
부산에서 내려온 아들이
바다 일 접고
쑥 농사에 뛰어들 때도,
쑥을 삶고, 냉동하는
새로운 도전에 나설 때도
고된 길을 함께 걸어주셨지요.
실패도 많았지만
가족이 함께 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는데요.
그 매운 세월 이겨내고
이제 주민들에게 인정받는 아들이
얼마나 대견하실까요?^^
그 사이 주현 씨는
포장 작업 마친 쑥,
뭍으로 보낼 준비로 분주한데요.
그가 직접 발로 뛰어
마트와 백화점 등
직거래 판로도 개척했답니다.
양은 많고,
배 시간에 맞춰야 하니 마음이 급한데요.
그렇게 하루 한 번,
섬과 뭍을 오가는 여객선에
한 발 먼저 찾아온
거문도의 봄을 실어 보내고,
잠시 한숨 돌리는 시간!
그는 이 잠깐의 여유를
맘껏 즐겨볼 생각입니다.
오늘처럼
바람 잔잔한 날이면
좋아하는 낚시 생각이 간절한데요.
집에서 십 분 정도면
손맛을 즐길 수 있으니,
이게 섬에 사는 특권이라면 특권.
오늘은 건너 편
동도 마을에서,
학꽁치 낚시에 도전하신답니다!
근데 시작부터, 불안한데요..?
아무래도 때를 놓친 걸까요?
자고로 낚시의 묘미는
기다림이라지만!
바쁜 작업 뒤로 하고
잠깐 짬 내서 왔으니,
이 기다림을 마냥 즐길 순 없지요.
네, 낚싯대 내려놓고
마을로 돌아오자마자
할 일이 태산인데요.
이번엔
그의 손길이 필요한
바닷가 인근,
쑥밭으로 출동입니다.
한 줌도 허투루 키울 수 없어
쑥 밭을 정리하기로 했는데요.
그래도 한 달 정도면
다시 쑥-쑥 자란다고 하니
꽤, 기특한 녀석이지요?
에고,
아들 혼자 고생할까봐
어머니도 곁에서
일을 거드는데요.
이게 부모 마음이겠지요.
그러고 보니 거문도 쑥은
자식들 위해서라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는
섬 어머니를
꼭 닮은 거 같습니다^^
온종일 쑥에 매달리다 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간다지요?
오늘 저녁은
봄볕 담-뿍 받고 자란 쑥으로
실력 발휘에 나선다는
아내 진자 씨
오늘 뜯은 쑥에 쌀가루와 설탕 넣어
쑥 버무리부터 만드는데요?
캬, 저도 어릴 때 쑥버무리 많이 먹었는데,
그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맛은 연하고 향은 진한
요 해쑥으로
노릇노릇 부침개를 지져도 별민데요.
이야, 고운 빛깔에 눈이 즐거워지고,
맛있는 소리에 귀가 행복해지네요^^
구수하고 진한
요 쑥국 끓이는 솜씨 하나 만큼은
누구에게도 빠지지 않는다는 아내,
거기에
쫀득하고 향긋한 쑥개떡까지.
몇 해 전부턴 부부가 직접 빚어
이 봄맛을 육지로 전하고 있답니다.
진자 씨 마음속에서 쑥은
돌아가신 친정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음식인데요.
이맘때가 되면 쑥을 캐다
자식들을 위해
음식을 하셨던
친정어머니가 생각난답니다.
어쩌면 없어서 먹어야 했던
그 시절, 엄마의 음식은
이제 혀끝에 맴돌아 찾게 되는
추억의 음식이 됐습니다.
친정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솜씨로
고생하는 남편을 위해
한 상 차렸는데요.
그 사이 남편 주현 씨는
저녁 물때를 노려
다시 한 번
낚시에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학꽁치 만나기가
이렇게 어렵다니,
오늘은 날이 아닌가 본데요.
두 번이나
빈손으로 돌아온 아쉬움은
아내 표 쑥 밥상으로
달래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아마 행복에도 색이 있다면
쑥의 초록빛을 닮지 않았을까,
왠지
그런 생각이 드는 부붑니다.
다음 날 아침
비가 온다는 예보에도
어제의 한을 풀기 위해
바다에 나온 주현 씨!
그럼요, 세 번은 도전해 봐야지요!!
그러게요, 결국 손맛을 보셨네요?^^
한번 잡히기 시작하니
10분 만에 여덟 마리나 잡았는데요.
이게 바로
학꽁치 낚시의 매력입니다!!
이제 좀 즐겨볼까 했는데,
비는 점점 굵어지고
슬-슬 쑥이 걱정되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새벽에 캔 쑥을 들고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주현 씨의
바쁜 하루가 시작됐습니다.
섬사람들에겐
묵직한 보람을 안겨주고,
육지 사람들에겐
좋은 쑥을 전달하기 위해
또 다시 부지런히
움직일 시간이 된 겁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