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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영차 바다野

어영차 바다野

08시 05분 로컬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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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한배를 타고 출근하는 아버지와 아들, 제가 아버지보다 회를 잘 뜹니다! 어머니는 이동네 장금이 #진도 #접도 #이각망 #아버지와아들

[대한민국 '섬' Korea Island]
진도와 가까이 접해 있어
접도라 불리는
섬 아닌 섬이 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바다 인심 넉넉하기로
소문난 마을인데요.
이 너른 바다의 품에 기대어,
부지런히 살아가는
아버지와 아들을 만났습니다.
평소보다 늦게 나온 바람에
마음이 급해진 베테랑 어부!
아버지, 현욱 씨와
올해로 6년차 어부,
아들, 재성 씨!
두 사람은
매일 한 배를 타고
함께 출근하는데요.
한 배는 탔지만
아직은 두 마음!
어째, 아들의 표정이 어두운데요?
어부 선배이자 스승인
아버지와 함께하는 출근길,
그러니 늘 긴장될 수밖에요.
어부 경력 35년!
바다에서 잔뼈 굵은 아버지 눈에는
아직 더 배워야 하는 초보 어부!
그러니 아들이 하는 것마다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지요.
드디어 어장에 도착하고
이각망그물을 끌어 올릴 시간!
어김없이
아버지의 잔소리가 이어집니다.
이야, 쏟아져 나온 녀석들을 보니
두 분이 왜 그렇게 힘들어했는지
알 것 같은데요?
참돔도 있고,
숭어도 있고,
간재미에 갑오징어까지
정말, 없는 게 없습니다.
그 중 가장 귀하신 녀석은!!
늘 장담할 수 없는 바다지만
크기도 실하고 힘도 좋은 녀석들이
가득 올라온 걸 보니,
오늘은 왠지 느낌이 좋은데요?
자 그럼 두 번째 그물도
한 번 확인해 볼까요?
어복이 좋은 건지,
자리가 좋은 건지,
이번에도 꽤 묵직한 그물!
역시나 예상적중!
팔딱-팔딱 싱싱한 녀석들이
가득 들었는데요!
여기가 바로
퍼내고, 퍼내도 마르지 않는
부자의 황금어장이랍니다!
할아버지 때부터 지금까지
4대째 의지하며 살아온 이 바다,
같은 바다라 해도
철마다 다른 녀석들 잡는 재미에
지루한 줄 모르고 살아왔지요.
좋은 스승을 둔 덕분에
바다에서 나는 거라면
모르는 게 없다는 재성 씨!
부지런히 그물 보고 돌아왔으니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데요.
일단,
바다에서 귀하게 모셔온 녀석들,
재빨리 옮기는 게 먼저!
아버지와 아들이 더 바쁘게 움직이는 건
바다에서 고기를 잡기만 하는 게 아니라
판매까지 직접 하기 때문인데요.
그러다보니
할 일이 많고! 마음이 바쁠수록!
아버지의 쓴 소리도 늘어납니다!
가르친다는 게 그만,
다그치고 말았네요!!
마음은 그게 아닌데 말이지요.
평생 바다 사람으로 살았기에,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해봤기에,
아버지 현욱 씨는
자식들만큼은
편하게 살기를 원했습니다.
달콤한 새벽잠을
놓치지 않아도 되는 일!
추위와 더위에 상관없이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일
그런 직업을 갖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 바람과는 달리
자신의 뒤를 이어
바다 사람으로 살겠다며
고향으로 들어온 재성 씨!
아버지가 걸어온 삶은 물론
부지런한 성격까지 꼭 닮은 아들!
아버지가 거래처에
배달하러 간 사이
아들의 발걸음이 향한 곳은
바로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어머니가 운영하던
작은 생선 가겝니다.
어머니가 암으로 쓰러진 뒤
아들 재성 씨가
가게 일까지 도맡으며
어머니의 빈자리를 채워주고 있는데요.
이제 재성 씨는
바다에서나,
육지에서나,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습니다.
이제 회 뜨는 솜씨 하나는
아버지 보다 한 수 위라고
호언장담할 정도의 실력!
처음엔 이 길이 맞나,
잠시 고민하기도 했지만
조금씩 실력을 쌓다보니
이제 호랑이 선생님
아버지에게도 인정받고 있답니다.
그렇게 이해하고, 격려하며 지켜봐주면
아마 더 잘해낼 겁니다^^
그날 오후
급한 일 끝냈다, 싶으면!
늦은 아침 겸
점심을 준비하는데요.
언제나 생선 손질은
손 빠른 아들 담당!
본격적인 음식 준비는
어머니,
미숙 씨가 맡았습니다.
이 동네 장금이로 소문난 미숙 씨는
새벽부터 고생한 두 남자를 위해
서둘러 맛있는 식사를 준비하는데요.
투병 중이다보니
힘든 일은 할 수 없지만
가족들 식사 정도는
꼭 챙기려고 하지요.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치료받으러 다닐 때도
그녀가 가장 마음에 걸렸던 게
바로 남편과 아들
끼니 걱정이었답니다.
주방에서 요리하는 이 시간이
내내 그리웠다는 미숙 씨
통통하게 살 오른
요 갑오징어는
미나리 넣고
새콤하게 무쳐내고요
이맘 때 단골 메뉴
군평선이 구이까지
입맛까지 꼭 닮은
남편과 아들을 위해
밥상을 차리는데요.
그 사이 횟감을 준비하는
이 집의 작은 주방장 재성 씨!
멋지게 썰어낸
감성돔 회부터
갑오징어 회까지
다들 이 정도 호사 누릴 자격은
충분한 거 같지요?
이제 좀 일에서 벗어나
편히 밥 좀 먹나 했더니
밥 한술 뜨기 무섭게
아버지와 아들은
또 다시 일 이야깁니다.
평생
앞만 보고 달려온 아버지와
그의 뒤를 따르는 아들
그래도 서로가 있어
꽤 든든하시겠습니다^^
오후에는
본격적인 장사 일이 시작되는데요.
바쁠 땐 어머니까지 나와
거들어야 할 정도로
바쁘게 돌아가지요.
이제 아들에게 넘겨줬으니
믿고 맡겨도 될 텐데,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들이 잘하고 있는지
가게에 한 번씩 나와
아들을 지켜보는데요.
역시! 그냥 넘어가지 않으시네요?^^
자신과 같은 길을 가는 아들을 향한
미안함과 대견함이 공존하는 아버지,
아들도 그 마음을 모를 리 없습니다.
존재만으로도 든든한 아버지와
듬직한 아들
고기잡이에, 장사에, 배달까지
시작할 땐 언제 끝나나, 했던 일이
이렇게 또 끝이 났는데요.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아버지의 바다에
아들이 있습니다.
아버지가 걸어온 삶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는 재성 씨
그 시절 내가 겪었던 그 힘든 일들,
아들이 겪지 않았으면 하는 아버지
아들이 있어 힘이 나는 아버지와
아버지가 있어 기댈 수 있는 아들!
두 사람은 오늘도
온 가족 먹여 살려준
이 고마운 바다에서
힘차게, 희망을 끌어 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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