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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영차 바다野

어영차 바다野

08시 05분 로컬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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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밝은 갈매기가 내 새우 다 먹네! 때깔 좋은 건 또 어떻게 알아서 이렇게 찾아오나 몰러~ #새우 #갈매기 #김장 #새우젓

[대한민국 '섬' Korea Island]
우렁찬
뱃고동 소리도 들리지 않는
깊은 밤!
정남훈 선장의 배가
항구의 적막을 깨며,
밤바다로 떠납니다.
잠을 아끼며
바다로 나선 지도
마흔 다섯 해,
이제
배위에서 먹는 새벽밥도
익숙한 일상이 됐습니다.
입맛이 당겨서가 아니라,
일을 하기위해 먹어두는
바다 식구들!
사실 여름 한철은
잡히는 것도 적고,
잡을 수 없는 것도
많은 시기인데요.
바다가 주는 게 많든, 적든
정남훈 선장과 선원들은
다가올 하루를 준비합니다.
그럼요,
많이 얻으려하기 보다는
바다와 더불어 사는 것,
이게 어부의 삶이니까요!
드디어 한 시간을 달려
오늘 조업 장소인
영흥도 서쪽 바다에
도착했습니다!!
가장 조업하기 좋은
조류가 느린 시간에 맞춰,
전날 미리 던져둔
안강망 그물을
끌어올리기 시작하는데요.
오늘은 얼마나 들었을까,
보물 상자를 확인할 시간!!
오, 제법
다양한 녀석들이 들었는데요.
진짜 일은 지금부텁니다.
1차 선별 작업에선
간재미나 양태처럼
새우보다 큰 녀석들부터
골라내고요,
마지막으로
새우만을 골라내는 작업이 이뤄집니다.
새우도 한 가지 종류가 아닌데요.
젓갈용 새우부터,
말려서 국물을 내는
꽃새우까지
다양한 새우 형제들이
잔-뜩 걸렸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작업,
매일 반복되는 일상,
그래도 다들,
때마다 다르게 내어주는
바다의 선물 덕분에
지루할 겨를이 없었답니다.
새우 고르다 건져낸
요 꼴뚜기와 멸치는,
오랜 단골손님들 몫이라지요?
열아홉부터 배를 탔다는 그는
뿌리 없이 흔들리는
거친 바다 위에서,
인생을 배웠습니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냈기에
지금 웃을 수 있는 거겠지요,
항구를 떠나온 지
어느새 다섯 시간.
순조롭게 작업이 진행된다, 했는데
갑자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이거, 그물이 엉켰나 본데요?
문제의 원인을 발견한
베테랑 선장과 선원들,
곧바로
사태 수습에 나섭니다!
큰 사고가 아니라 다행이네요, 정말!
한바탕 소동을 뒤로하고
다시 시작된 작업!
그런데
어디서 소식 듣고 찾아왔는지,
눈 밝은 갈매기들이
슬슬 모여들더니
점점 과감해지기 시작하는데요?
이야 때깔 좋네
이게 확실히 깊은 데 새우라고
네^^ 갈매기가 모여들수록
얻어먹을 게 많은 거라더니
오늘 건져낸
마지막 그물에서도
빛깔 좋-은 새우가
올라왔습니다!
시작할 땐 아득했던 일이
어느새 마무리 되고,
이제 항구로 돌아갈 시간,
뭍으로 이동하는 도중에도
선원들의 손은 쉴 틈이 없는데요.
잡은 새우 깨끗이 씻어내고!
보기 좋게 간추리고!
종류별로 상자에 담아
정리하는 작업까지
날 꼬박 새며
고생해서 잡은 녀석들,
꽃단장까지 마쳤으니
인근 위판장으로! 포구로!
서둘러 넘길 일만 남았습니다.
오늘은
배 위에서 수산물을 사고파는
선상파시가 열리는 날!
일찍부터 오는 손님들을 위해
배보다 한 발 먼저
차량으로 옮겨 놓고 나면
한숨 돌릴 짬이 생기지요.
그가 휴식을 즐기는 사이!
아내가 있는 북성포구는
손님들로 벌써 북적이는데요?
정남훈 선장의 배보다
더 먼 바다로 다녀온 옆집은
밴댕이에, 넙치에, 병어까지,
물 좋은 녀석들이 가득한데요.
바다에서 막 건져 왔으니
싱싱함은 말할 것도 없고,
인심까지 넉넉하다보니
물건 좀 볼 줄 아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남편이 고기 잡는 베테랑이라면
아내는 장사의 달인!
손님들 편하라고,
소금에 절여주는 건 물론
요리법까지 설명해주지요.
물론,
처음부터 잘했던 건 아닙니다.
시집오기 전까지만 해도
충청도 홍성의
산골 마을에서 나고 자랐으니!
생선 장사도, 칼질도
모든 게 낯설기만 했지요.
전라도가 고향인
올케의 중매로
중선배 하는 남자와 연이 됐고,
이 포구에서
세월을 보내며
아내 연자 씨는
점점 바다 사람이
되어 갔습니다.
젊은 시절부터 악착같이 일해서
노후 자금도 마련해뒀으니,
이제 좀 편하게 사셔도 될 텐데,
오랜 세월
좌판을 지켜온 아내는
일을 내려놓는 것도,
쉽지 않은가 봅니다.
어쩌면 그녀에게
이 북성포구는
고단했어도 감사한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사이
바닷길이 열리고,
포구로 입성하는
정남훈 선장의 배!
가을철엔
대여섯 척의 배가 줄지어 들어와,
선상파시가 성황을 이루는 반면!
여름엔 조금 한산한 편인데요.
역시나 오늘 장사도
영 시원치 않습니다.
바다에서 고기 잡아
부지런히 내다파는 동안
창창했던 젊음은
세월에 꺾였지만,
대신 부부에겐
젊을 때 없던,
여유가 생겼답니다.
그럼요!
평생 열심히 살아오셨으니
어깨에 얹어 놓았던
무거운 짐 내려놓고,
두 분 만의 인생도 즐기셔야지요.
부부에게 노후는
고생스럽게 산 젊은 날이 준
선물일 테니까요.
인생의 여러 고비를 넘을 때마다
서로가 있어 다행이었다는 부부.
힘든 가시밭길 맨발로 걸어오셨으니,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인생은
향기로운 꽃길만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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