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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영차 바다野

어영차 바다野

08시 05분 로컬방송

유튜브

우리 아저씨가 옛날에 속 많이 썩였지요~ 근데 이제는 나한테 잘해 ㅎㅎ 미안했는지 사랑꾼이 다 됐어~

[대한민국 '섬' Korea Island]


비릿한 삶의 내음이
펄떡이며 살아 숨 쉬는
당진 장고항!
오전 8시가 조금 넘은 시간!
바다로 나갔던 어선들이
짙은 안개를 가르며
항구로 돌아왔습니다.
이 바다에서 삼십년 넘게
고기 잡으며 살아온
장고항의 베테랑 어부!
강정의 이연배 씨 부부도
육지에 발 내리자마자
분주하게 움직이는데요.
바다에서는 선장 남편의 조수!
배가 육지에 닿는 순간,
사장님이 된다는 아내, 연배 씨
이 시간이면 식당 앞에서
즉석으로 수산시장이
잠깐, 열리는데요.
오늘은 싱싱한 요 새우가
인긴가 봅니다!
심지어,
마을 여기저기로 배달 서비스까지!
엉덩이 붙일 새 없고요!
물 한잔 마실 여유?
당연히 허락되지 않지요!
이 집 물건만 찾는
단골손님들이 많으니
그녀가 바쁠 수밖에요
마을에서도 인심 좋고
성격 시원-시원하고!
일 하나는
똑 소리 나기로 소문 자자한 연배 씨!
이른 새벽부터
배 타고 부지런히 움직였으니
몸이 천근만근
고단하기도 할 텐데,
어째, 일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으신데요?
네, 아무리 짜증이 난다 해도
일을 놓을 순 없지요!
배달하랴,
그날 잡은 걸로 장사 준비하랴,
늘 발 동-동 구르는 건
연배 씨 뿐!
아내에게 일 몽땅 맡겨두고
남편은 어디서 뭘 하는 걸까요?
연배 씨가
식당 안팎을 종횡무진 오가며
분주한 사이
남편 정의 씨는
마을 회의로 분주한데요?
작년까지 이장을 맡다가
올해부터
마을 개발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남편!
매번 집안일보단
마을 일을
먼저 챙기고 살피는 남편이지요.
이런 남편과 살아온 날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아내, 연배 씨에겐
더 이상 서운할 것도,
섭섭할 것도 없는 일!
그 세월을 건너는 사이,
고왔던 당진 처녀는
억척스러운
바다 아낙이 다 됐답니다.
한때 남편이 진 빚으로
집도 잃고, 배도 잃고,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던 적도 있었지요.
좋은 날도 오더랍니다.
마을에서
고기 잡는 건 1등이라는 남편!
허나, 식당일은 글쎄요...?^^
이 시간이 되도록
연락 한 통 없는 남편 때문에
아내는 지금, 저기압입니다.
아이고, 하루 종일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일은 일대로 밀려있고!
어머니, 속상하시겠어요!
젊은 시절
속 썩였던 죄로
평생 마님으로 모시고 살겠다 해놓고!
이게, 무슨 일인가요~?
티격태격 하는 게 일상인 부부!
말로는 늘 툴툴 거리고!
구박하는 거처럼 보여도
사실, 속마음은 그게 아닌데요,
그러게요,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닌데 말이지요.
바쁠 때
조금만 도와주면 좋을 텐데,
우리 어머니,
온종일 밥도 먹는 둥, 마는 둥,
손에 물마를 새가 없는데요?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느지막이 남편이 등장하셨습니다!
언제나
느긋한 남편이 답답한 아내!
아내에게 미안한 게 많은
남편인데요.
남편 얼굴 보자마자
끝나버린 싸움!
대신, 늦게 온 벌이 있답니다.
네, 이럴 때 보면
천생연분 자랑하는 환상의 짝꿍인데요.
함께 해서 더 즐거운 밤이
그렇게 흘러갑니다.
다음날 새벽!
장고항의 다른 어부들보다,
한 발 먼저
하루를 시작하는 두 사람!!
일단
따뜻한 커피 한 잔으로
추위를 달래고요,
남편은 양복 대신
작업복 챙겨 입고
출근 준비 완료!
자, 이제 바다로 나가 봐야지요?!
아이고, 그야말로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
오늘 조업,
만만치 않을 거 같은데요?
다시 항구로
돌아가기로 했는데요.
감기로 고생 중인 아내가
잠시 눈을 부치는 사이!
식당에 홀로 남은 남편!
평소
아내를 도와주지 못했던 게
마음에 걸리셨나 봅니다.
미안한 마음 눌러 담으시는데요?
남편의 깊은 마음속엔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이 가득한데요
그 마음을
이렇게나마 전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몇 시간 뒤!
바다 상황이 조금 나아졌는지
바다에 나가보기로 한
두 사람!
우리 연배 씨!
슬슬 몸을 풀며
조업준비를 시작하는데요?
식당에선 아내가 왕이라면!
바다에선 선장 말이 최곤데요?
남편의 한마디에
아내가 재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오늘도 부부는
만선을 기대하며
낭장망그물을 힘차게
끌어올리는데요.
그 옛날
연배 씨의 친정어머니는
공장에서 일을 하더라도
바다를 떠나,
서울에서 살라고 하셨답니다.
나이 들고 나서야 알았지요.
내 딸,
고생 없이 살았으면 하는
엄마의 마음을요.
지금까지
몸 고생, 마음 고생한 거,
글로 쓰자면
책 열권도 모자랄 거라는
아내 연배 씨!
그래도
고된 세월도 지나고 보니
바닷물처럼,
참 멀리도 흘러가 버렸다는데요.
욕심내서 많이 얻으려 하기 보단,
한꺼번에 많은 걸 바라기 보단,
하루하루 주어진 시간
성실하고 부지런하게 사는 것만이
웃으면서 살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걸
깨달았다는 두 사람.
산전수전 다 겪어온
부부의 꿈은 소박한데요
예상한대로만 흘러가 준다면
참 좋을 텐데,
삶은 언제나
예상치 못한 변수가 많지요.
허나 그것마저
우리의 인생
우리의 삶일 겁니다.
인생의 벼랑 끝에서
지켜낸 부부의 행복!
부부의 사랑이
오래오래 변치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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