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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사진관

장난전화 하시면..^^

10월 26일부터 3주간 상동 할머니들과 젊은 엄마들 9명이 일요일이면 아침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밭에서 일을 했어요.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19살 소녀를 돕기위해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된 일이었답니다. 19살의 그 소녀는 한참 많은 꿈을 꾸고 살 나이인 18살에 그녀 집안을 살리려고 필리핀에서 해남으로 40대 후반의 아저씨한테 시집을 왔는데 아이를 낳다 수술이 잘못되어 의식불명 상태로 중환자실에서 6개월동안 누워있다가 깨어난지 얼마 안되요. 머나먼 타국 땅에서 얼마나 혼자 외롭고 무서웠을까요? 의식에서 제일 먼저 돌아와선 필리핀의 엄마가 보고 싶어 울었대요. 말이라도 했으면 좋겠는데 아직은 목에 가래가 많이 차있어 호스를 대고 있어야 한대요. 그녀 엄마의 왕복 비행기삯과 해남에 있는 6개월된 그녀의 어린 아이, 그리고 병원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까 하고 고추 피클을 만들어서 그걸 팔아 후원금을 마련코자 고생좀 했죠. 고추를 따서 다듬고, 씻고, 일일이 이쑤시개로 뚫어서 식초와 소주, 맛있는 간장과 함께 항아리에 담아 무거운 돌로 눌러놓으면 3주 후엔 맛있는 고추 피클이 되죠. 동네 어느 분이 고추는 후원해 주셨고 순수하게 우리들의 손맛과 정성으로만 만들어진 고추 피클. 웰빙 식품으로 인기도 좋고, 비타민c 가 많이 들어 있어서 맛도 참 좋아요. 밭에서 고추를 따면서 함께 나누었던 정들이 모여 소녀의 가슴을 따뜻하게 해줄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번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한번 판매를 했는데 반응이 좋아요. 무엇보다 소녀에게 따뜻한 정을 나누고자 하는 분들이 많다는것에 참 감사했답니다. 그분들의 기운으로 소녀가 빨리 일어설거라 믿어요. 작은 것으로 마련한 불우이웃돕기 성금이라 많이는 안되지만 땀흘려서 직접했다는 것에 기쁩니다. 그냥 스쳐 지나갈수 있는 인연들이 한데 어울러져 새로운 삶의 무늬를 만들어 내게 하는 그 놀라운 신비.. 사람은 혼자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기에 어울려 더불어 살아야 아름다운 무늬를 만들수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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