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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과 신청곡

섬에

아직은 싸늘한 바다의 짠내를 머금은 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신안으로 향하는 첫 배에 오른다. 크고 무거운 배의 요란한 엔진소리와 함께 점점 육지의 냄새도 사라짐을 느낀다. 시아버지를 뵈러가는 길이다. 조금은 퉁명스러웠고 조금은 차가운 어조의 시아버지앞에 바로 보기 어려워 늘 눈치 빠르고 조심성 있는, 인위적인 태도로 일관했던 나 이다. 혼자 계신 이 섬은 너무나 고요하다 잠시 바다에 반사된 햇빛에 시아버지 이마의 주름이 더 깊어짐을 느낀다 평생 바다일로 억척스럽게 혹은 강인하게 어부의 자부심을 가지고 사신 시아버지가 어느새 늙으셨다 지팡이 없이는 다니기 힘드시고, 예전엔 일하는 사람 열명을 손수 밥해주셨다고 했지만 이젠 진짜 예전일인 듯 하다 봄날의 불붙은 석양은 바다를 비추고 그 속에 시간이라는 것도 함께 흐르고 있었다 스무살이던 나는 그동안 아이를 다섯을 낳았고, 지금 여기 계신분은 사랑하는 아이들의 할아버지임에, 조금은 서툴고 아직도 어렵지만 진지하게 시아버지에 대한 자식의 도리와 책임에 대해 생각해봐야 되겠다 느낀다 신청곡은 노을의 { 함께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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