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차를 한 잔 마시며 사연글을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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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지금 많이 아프세요.
젊으셨을때부터 척추관 협착증을 앓으셨는데 이번에
허리수술을 하게 됬죠.
아버지 연세도 올해 일흔 여덟이 되셨네요.
세월 참 빠릅니다.
이제는 쉬셔도 되는 연세인데 아버지는 손주들한테 뭔가 해주고 싶어 하시고
자식들한테 손을 안 벌리시려고 그러는거 같애요.
또 저희 삼남매를 가르치고 키우시느라 정작 노후대책을 못한 것도 있고요.
아버지한테 용돈 많이 못 드려 죄송하죠.
아버지는 건설현장에서 일하셨는데 수입이 안정적이지 못했어요.
항상 어머니와의 말다툼이 끊이질 않았죠.
그 때 저는 아버지를 정말 많이 원망했는데...
제가 한 집안의 가장이 되니까 아버지 마음을 이해하겠더라고요.
돈 벌기가 이렇게 힘들구나! 사회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를 않구나!
아버지가 허리수술을 하실때 저는 아버지곁에 없었습니다.
아내와 아이들만 병원에 갔죠.
회사에 자초지종을 얘기하니까 지금 회사가 바쁜거 안 보이냐고
싫은 소리만 들었습니다.
그 때 얼마나 울었던지...
하루종일 아버지 생각에 일이 손에 잡히지를 않았습니다.
일을 끝내고 저녁 늦게서야 병원에 갔는데 아버지는 팔에 링겔을 꽂고 입에는 산소마스크를
쓰고 계셨습니다.
숨도 가쁘게 쉬시는데 아버지를 본 순간 참았던 눈물이 한꺼번에 터져나왔습니다.
주위사람 눈도 있고 해서 크게 소리내어 울지도 못하고 흐느끼기만 했습니다.
제가 아버지곁에 바짝 다가가 앉으니까 아버지가 제 손을 꼬옥 잡으시더라고요.
아버지의 손은 따뜻했고 거칠었습니다.
우리 삼남매를 위해 평생 어디 여행도 못 다니시고 고생만 하신 아버지!
이제 제발 아프지 마세요.
못난 막내가 예전에 아버지를 미워하고 원망했던 거 용서하세요.
이젠 삶의 여유를 느끼면서 사시길 바랍니다.
이 못난 막내가 앞으로 아버지한테 효도 많이 하겠습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데프콘 -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