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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오후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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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시 05분 로컬방송

사연&신청곡

내 고향 섬!

섬! 그 잔잔한 가슴이 몹시도 그립다.
탯자리를 지향하는 동물적 본성일까!
뭇에 한번 나와 보지 못하고 자랐던 어린 시절.
동네 어귀에 모여 구슬치기며, 연 날리기가 놀이의 전부였다.
지질 하게도 가난해서 도시에서의 공부는 상상도 못했다.
어쩌다 뭇에서 학교를 다니는 형들이라도 한번 올라치면
그 집은 이내 또래 아이들과 그 형을 연모하는 동네 누나들로
가득 매워지곤 했었다.  
검정 교복 그리고 모자 가운데서 반짝이는 휘장이 그렇게 부러웠다.
소꼴을 먹이면서도 나는 그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마침내 꿈은 이루어 졌고 다시는 이 가난한 섬에 돌아오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내 태반의 흙이 그리워지는 것일까.
정신 없이 달리다 언제가 돌아보니 아! 애재라.
불혹을 넘겨버린 내가 아닌가.
뒷산에 동백 숲과 앞 바다의 여울은 나를 기억할까!
동네에서 유일하게 참외밭을 일구었던
혹보 할아버지도 아직 살아 계실까.
듣자하니 꿈을 심어 주었던 국민학교는 분교로 격하 된지
오래 라고 한다.
6학년 때 짝꿍이었던 윤숙 이는 아직 그곳에 살고 있다는 소식이다.

늘그막에 소일거리로 텃밭에 푸성귀라도 가꾸노라면 무력감과 소외감에  
빠지지 않을 성싶어 양지 바른 산밑에 집 한 채 짓고 은퇴의 노년을
보내고 싶은데 나를 짝 사랑 했다던 윤숙 이가 도와 줄지 의문이다.
절절한 가난은 없겠지만, 지금도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그 섬은 몇 날 며칠이고 고립되어있다.
그런데도 내 고향 그 섬이 이렇게 가슴깊이 다가오는 이유는 무얼까?

여울에서 가재와 고동을 주어 담았던 기억!
저수지에서 헤엄치다 여자아이들이 옷을 몽탕 들고 가버렸던 아픔!
그래서 검정고무신으로 그 곳만 가리고 집에 왔던 창피함!
참외 서리를 하다 혹보 할아버지한테 들켜 혼났던 철부지!
누런코를 할머니가 치마폭으로 훔쳐 주셨던 부끄러움!
쥐불놀이를 하다 벼짐을 몽땅 태워 버렸던 실수!  
그런데도 내 고향 그 섬이 그립다.

고향에 계시는 여러 어르신들과 함께 듣고 자합니다.
특별히 어릴적 날 짝사랑했다고 고백한 윤숙이 부부와 함께 들었으면 합니다.
진즉 말하지 ... ㅎㅎㅎㅎㅎㅎ

C/L 에 <<<꿍따리 샤바라 >>>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1-12-16 12:34:48 즐거운오후2시_사연 & 신청곡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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