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MBC

검색
즐거운 오후2시

즐거운 오후2시

14시 05분 로컬방송

사연&신청곡

불혹 그 아픔!


사십을 누가 불혹의 나이라 했던가!
바람 부는 날이면 가슴이 시려오고
비라도 내릴라치면 가슴이 먼저 젖어 오는데...
스산한 봄바람에 온몸은 소름으로 퍼져 가고
푸른빛 하늘에 솜털 구름 떠다니는 날은 하던 일 접어두고 홀연히
어딘 가로 떠나고 싶은 것을...

하루하루 시간이 흐를수록 삶에 대한 느낌은 더욱 진하게 가슴에 와 닿는다.
무심히 밟고 지나던 길도 노점상의 잔주름 가득한 할머니 얼굴도
이젠 예사롭지가 않다.
사십을 불혹의 나이라 하기에 그 나이 되기를 목이 빠지게 기다렸다.

젊은 날의 내 안의 파도를 그 출렁거림을 잠재우고 싶었기에
사십만 넘으면 더 이상 감정의 소모 따위에 휘청거리며 살지 않아도
되리라 믿었기에 하루 빨리 사십이 되기를 무턱대고 기다려 왔었다.
진정 불혹임을 철석같이 믿었었다.

이제 사십을 넘어 한 해 한 해 세월이 흐르고 있다.
그러나 무엇이 불혹인지 무엇에 대한 불혹인지
아직 해답을 찾지 못했다.  

그래도 굳이 불혹을 믿으라 한다면 아마도 힘든 삶의 멍에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말 하고자 함일 것이다.  
마흔이 지나 이제 서야 어떤 유혹에든 가장 약한 나이가
사십대임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도...
더없이 푸른 하늘도...
바람을 타고 흘러 들어오는
코끝의 후레지아 향기도 그 모두가 다 유혹임을...

창가에 서서 홀로 즐겨 마시던 차 한잔도 이젠 누군가를 필요로 한다.
늘 즐겨 듣던 음악도 그 누군가와 함께 듣고 싶어진다.
사람이 그리워지고 사람이 만나고픈 그런 나이임을 솔직히 인정하고 싶다.
어설프지도 곰삭지도 않은 적당히 잘 성숙된 그런 나이이기에 어쩌면
한껏 멋스러울 수 있는 멋을 낼 수 있는 나이가 진정 사십대가 아닌가 싶다.

블루 마운틴 한잔과 함께 김범수에 하루를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1-12-16 12:34:48 즐거운오후2시_사연 & 신청곡에서 이동 됨]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