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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신청곡

아내에게 격려 좀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문성숙  황언배 아나운서님!!
지역의 다양한 소리를 아름다운 목소리로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1월 12일(일) 오후 2시 40분.
양손 가득 짐을 들고 개찰구를 지나 섬으로 떠나는 아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속이 뭉클해지더군요.
  저희 부부는 2001년 12월 1일에 부부라는 배에 함께 승선하게 되었어요. 결혼 전에도 그랬지만, 주말에만 함께 지낼 수 있는 주말부부입니다. 요즘엔 주말부부가 많아 무슨 얘기거리가 되느냐 생각되시겠지만, 섬에서 근무하는 관계로 날씨가 좋지 않아 폭풍, 태풍, 안개 등의 주의보가 내리면 보름에 한 번 보고 다시 헤어지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그래도 주말부부의 최대 장점이 있다면 서로에 대한 애절한 마음과 사랑이라 하겠지요. 때때로 피곤하고 일에 지쳐있을 때는 서로에게 이해하고 잘해주기를 바라기만 해서 다툰 적도 있지요.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렇게 아기자기하게 신혼생활을 하다가 작년(2002년) 10월 14일 오전 7시 02분에 몸무게 3.02kg의 너무 사랑스럽고 귀엽고 어여쁜 딸이 태어났어요. 예정일보다 3주 먼저 출산하게 되었어요. 그 전날 밤에 섬으로 들어가기 위해 몇 가지 반찬과 옷가지를 준비해두고 TV를 보고 있다가 진통이 와서 밤 11시에 병원으로 갔어요. 이때부터 알콩달콩한 생활에 커다란 변화가 있었지요. 친정어머니께서 돌아가셔서 시댁에서 몸조리를 했는데 저희 어머니께서도 직장에 다니셔서 출근 전과 후에만 돌볼 수 있었어요. 이렇게 몸조리를 하고 나서 아파트로 들어와서 정말 새로운 식구와 함께 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정말 부모가 된다라는 것과 진정한 가정의 행복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아주 조금씩 알아가게 되었어요.
  그런데, 잘 먹고, 자고, *을 보고 해야하는 딸아이(예림)가 먹으면 토하고 먹으면 토하고 그러는 거에요. 그래서 생후 1개월된 아이를 안고 병원에 다니기를 시작했는데 병원에서도 별 이상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안심하고  처방받은 약을 먹이면 좀 더 낫겠지 했는데 전혀 차도가 없었어요. 분유를 먹이고 트림을 하고도 다음 분유 먹을 때까지 한 두 번 정도는 넘기는 거에요. 그러니까 하루에 한 다섯 번에서 열 번은 토하는데 그럴때마다 아이가 보채는 것을 보고 서로가 울기도 하고 달래기도 했지요.
  이렇게 보내게 된 지 2달, 아내의 출산휴가가 1월 11일(토)부로 끝나서 딸 예림이를 시누이에게 맡겨야 되는데 아이와 떨어져서 생활하는 것도 서러운데, 구토와 설사를 자주해서 너무 괴롭고 걱정이 태산같더군요. (참고로 어머니께서 정년퇴직일을 2002년 6월 31일로 알려주셨는데, 나중에 알아봤더니 2003년이라고 해서 계획에 약간에 차질이 생겼어요.)
예림이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1주일 전에 시누에게 보내서 함께 생활하도록 했는데, 아이를 맡기고 나오기 전까지 정말 오랜만에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낼 생각이었지만, 정말로 어린아이같은 속없는 생각이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어요, 그 날 밤에 둘이 아이가 누워있었던 빈자리를 보고 얼마나 울었는지요.
  하지만, 이러한 슬픔이 섬으로 근무하러 들어가면서 더욱 뼈저리게 다가오더군요. 너무너무 사랑하는 딸 예림이를 뒤로 한 채, 안개 때문에 하루 전에 근무지인 섬으로 들어가는 아내의 무거운 발걸음과 그 심정을 제가 다 헤아릴 수 없음이 너무 가슴이 아프고, 전업주부를 원하는 아내에게 큰 힘이 되지 못해 너무 미안한 마음, 그리고 현실을 받아들이고 젊었을 때 열심히 일하자고 격려해주십사 하고 이렇게 글을 띄웁니다. 홀로 섬에서 근무하고 있는 아내에게 큰 힘을 실어줄 수 있도록 격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내: 박지연(신안군 팔금면사무소 근무 - 271-1004)
신청인: 김형수 - 243-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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