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세계문화유산인 해남 대흥사는
해마다 전통차를 만드는 체험 행사를
열고 있는데요.
올해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 정서와 종교 문화를 알리는 데 기여해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김규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밀짚모자를 쓰고 바구니를 든 청년들이
해남 두륜산 자락 녹차밭에
이른 아침부터 삼삼오오 모여듭니다.
베트남,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등
5개 국적의 유학생 30여 명으로,
차 만드는 체험을 하러 절에 온 겁니다.
찻잎을 뜯는 건 처음이라 낯설지만,
잎 하나하나 고르고 떼는 손길에는
정성이 가득합니다.
◀ INT ▶ 탄도/목포해양대학교 유학생(베트남)
"진짜 새로워요. (베트남에) 녹차도 있긴 한데 집이랑 너무 멀어가지고 한 번 해보고 싶어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해보니까 진짜 마음이 너무 편해요."
'초의차'는 대흥사 전통차로,
200여 년 전 초의 스님이 완성한
제조법 그대로 만들어집니다.
먼저, 잎의 물기를 빼고 향을 지속하기 위해
350도로 달군 무쇠솥에 찻잎을 넣고 덖습니다.
수분을 빼내는 작업인데,
다음은 '유념'으로 이어집니다.
◀ st-up ▶
"유념은 이렇게 찻잎을 멍석에 문질러 껍질을 벗겨주는 건데요. 깊은 맛을 우려내기 위해 이 과정을 5분 정도 반복합니다."
스님에게 한국의 다도를 배운 학생들은
직접 만든 녹차의 향과 맛을 음미합니다.
◀ INT ▶ 자미라/목포해양대학교 유학생(우즈베키스탄)
"아주 맛있어요. 한국의 좋은 녹차 맛이었습니다. 우리 부모님이 항상 보통 녹차 마셨어요. 그래서 부모님이 보고 싶고 부모님을 생각해요."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목포대학교와 목포해양대학교 등
전남 지역 5개 대학 유학생 190여 명이
제다 체험에 참가했습니다.
이 체험은 지난 2022년부터
'세계유산 활용 프로그램'으로 선정돼
해마다 문화재청 예산 1억여 원을 지원받아
무료로 열리고 있습니다.
올해는 특히 대상자를 외국인으로 정해
한국의 종교와 차 문화를 알리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INT ▶ 법은 스님/대흥사
"중국에도 있고 일본에도 있고 여러 동남아에도 차 문화가 있는데요. 우리 한국에도 그에 못지않은 차 문화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요."
대흥사는 올해 하반기
산지 승원 산책과 창작음악 공연 등
방문객과 함께하는 다양한 행사를 준비한
가운데 내년에는 제다 체험도 더욱
확대할 예정입니다.
MBC 뉴스 김규희입니다.
Copyright © Mokpo Munhwa Broadcasting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