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추위가 누그러지고 날이 따뜻해지면
언 땅이 풀리면서 각종 사고가 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관할 자치단체의 대응이
미흡하기만 합니다.
김초롱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평일 오전, 광주 북구의 한 카페입니다.
갑자기 벽에 금이 가더니
벽면이 완전히 부서지면서
바위와 흙더미가 밀려 들어옵니다.
가게 바로 뒤 야산의
약 400㎡의 토사가 무너져 내린 겁니다.
테이블과 의자가 잔해에 묻히는 등
카페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돌변했습니다.
◀ INT ▶ 가게 주인 (음성변조)
“이제 사람 없을 때 해서(무너져서)
다행이죠. 사람 있을 때 영업할 때
했으면, 큰일 나버리잖아요.”
황당한 건 그 이후입니다.
카페에 손님이 가득 차 있습니다.
건물 두 배 만한 산이
커다랗게 움푹 파이고,
건물 옆 출입이 금지됐지만,
사고 다음 날인 주말 이틀,
카페는 평소와 다름없이 운영된 겁니다.
오히려 지나가던 시민이
공사 관계자에게
안전 여부를 물을 정도였습니다.
◀ INT ▶ 시민 (음성변조)
“완전히 저기 뭐야 허물어져 버린 거예요.
포클레인 기사도 거기 들어가서
작업을 하라니까 안 한다고 했대요.
이게(야산이) 충격받고 그러면
아마 더 위험하니까...”
취재 결과,
광주 북구는 사고 바로 다음 날
전문가 자문을 통해
추가 붕괴 위험성을 알고 있었지만,
이에 대한 적극적인 조치는 하지 않았습니다.
◀ st-up ▶
"또다시 산사태가 일어나
손님들이 있는
카페 건물을 덮칠 수 있었지만,
이를 알리는 안내 표지 하나
세워지지 않았습니다."
북구는 가게 주인을 만나
수차례 영업 중지를 설득하고,
공문까지 보냈지만, 강제로 영업을
중단하게 할 수는 없었다고 해명합니다.
안내가 부족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현장 응급복구가 급한 나머지
시민 안전을 위한 대응이
미흡했다고 인정했습니다.
◀ INT ▶ 광주 북구 관계자
"저희들이 핑계 댈 사항은 아니고요.
이제 그 부분이 좀 저희들이 대처하는
과정에 경황이 없다 보니까 좀 미흡할
수는 있지만, 출입 제한을 이제
시키는 걸로 이야기가 돼서.."
산사태 현장을 보고도
카페를 이용한 시민이나
가게 주인의 안전 불감증도 문제지만,
심각성을 몰랐을 수도 있던 상황.
만에 하나 추가 붕괴사고가 일어나
인명피해라도 났다면
그제서야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지를 따지고
대책을 마련했어야 했던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MBC 뉴스 김초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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