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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제동원 배상 '느릿느릿', 정율성 사업 흔들기 '속전속결'

송정근 기자 입력 2023-12-29 07:59:57 수정 2023-12-29 07:59:57 조회수 2

(앵커)

대법원에서 이겨도 슬픈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할머니, 할아버지들인데요. 우리 정부와 일본 모두 대법원의

배상판결에도 움직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느릿느릿 움직이는 정부지만

정율성 사업과 같은 이념 문제는

전광석화처럼 제기하고 또 사업중단 요구는

속전속결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송정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일제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이

일본 전범기업들을 낸 소송에서

잇따라 대법원 승소판결을 받고 있습니다.

양금덕 할머니 등이 포함된 1차 원고들이

대법원에서 승소한 지난 2018년 이후

2차 원고들도 지난주 대법원에서

승소가 확정됐고

3차 원고들도 오늘(28)

대법원에서 승소 확정 판결을 받았습니다.

(현장음) "만세"

하지만 90살 안팎의 할머니, 할아버지 원고들은

승소 확정 판결이 기쁘지 않습니다.

대법원이 배상판결을 내렸지만 일본 기업 만큼이나 우리 정부가 못마땅하기 때문입니다.

재판 과정에서 우리 외교부가 대법원에

천천히 재판해달라는 공문을 보내서

논란이 되기도 했고,

대법원 확정판결 이후에는

일본 전범기업 대신

한국기업의 돈으로 배상금을 대신 내주겠다는

이른바 제3자 변제안을 들고 나와

속을 상하게 했습니다.

심지어 우리 정부가 배상금이라며

공탁을 시도하다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공탁은 불가하다며

법원의 제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현장음)이경자 강제동원소송 3차 원고

"미쓰비시하고 재판했는데 무슨 소리 하세요. 재판에 당사자가 누굽니까? 당사자한테 받아야죠."

피해자를 돕는 단체는 우리 정부가

한일관계에 치중한 나머지

강제동원 피해 어르신들이 돌아가기만을

기다리는 것 아닌지 의심된다고 목소리를

높일 정도입니다.

(인터뷰)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2023년 5월 30일)

"일본 정부나 미쓰비시로부터도 받아보지 못한 수모 모욕 배신감 같은 걸 이것을 지금 우리 정부로부터 느끼고 있는 것 아닙니까?""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에는 이처럼

소극적인 정부지만 이와는 다르게

무섭게 속도를 내고 현안도 있습니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이 지난 8월 자신의 SNS에 정율성의 북한과 중국에서의 행적을 거론하며

광주시가 조성중인 정율성 역사 공원 사업을

직을 걸고 막겠다고 하면서 때아닌

이념논쟁에 광주가 휘말려든 것입니다.

(현장음)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2023. 10. 11 광주MBC 뉴스데스크)

"지금 와서 왜 문제를 삼느냐 라고 하는데

제가 아는바 현재까지 대한민국 국민 99%, 광주시민 99%가 정율성의 실체를 몰랐습니다."

보수언론이 연일 비판 기사를 싣고

이에 맞춰 보수단체가 집회를 열면서

정부는 광주시에

사업 철회와 정율성 명칭 변경 등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광주시가 20년동안 추진해왔던 사업이지만

불과 50일만에 사업철회 권고를 받기에

이르렀습니다.

박민식 장관이 쏘아올린 정율성 논란에

지지하는 측과 비판하는 측이

각각 목소리를 내면서 당초 우려대로

서로 편을 갈라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현실화되고 말았습니다.

(이펙트)

전국 12개 보훈단체/(2023년 08월 30일)

"즉각 철회하라 철회하라 철회하라"

광주지역 시민단체/(2023년 10월 16일)

"정율성 사업에 대한 이념논쟁을 즉각 중단하라 중단하라 중단하라"

장관직을 걸고 정율성사업을 막겠다던

박민식 장관은 총선에 출마하겠다며

스스로 장관직에서 내려왔습니다.

MBC뉴스 송정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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