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활동 종료를 앞에 두고도 과제를 끝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회의를 거쳐 최종 결과가 나왔는데
진상규명 최대 과제였던
발포 명령 책임자와 암매장의 진실은
결국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임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2019년 출범한 뒤 4년 동안의
공식 활동을 끝낸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
활동 마지막날 급하게 처리한 안건만
직권사건 6건, 신청사건 7건으로
전체 137건 가운데 10%에 가깝습니다.
40여년이 지난 사건이고,
사안 하나하나의 조사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정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했지만
활동 기한을 맞추기에 급급했던 겁니다.
◀ st-up ▶
"4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은폐된 진실을 밝히겠다는 조사위의 약속은 결국 지켜지지 못했습니다.“
우선 진상규명의 가장 큰 과제였던
전남도청 앞 집단발포의 책임자를
밝히는 데 실패했습니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다른 것은 몰라도
발포명령자를 규명하는 데는 자신감을
보였던 진상조사위였습니다.
◀ SYNC ▶ 송선태/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장 (지난 5월 16일)
"사령관에게 (보고하러) 들어가면 보고 내용을 다 이미 알고 있고 그래서 당혹스러웠고 짜증 났었다 이런 표현이 돼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미 별도의 보고라인과 지휘라인이 있었다고 추정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여러 정황들이 전두환을 가리키고 있다고 자신했지만 결국 확실한 책임자를 밝혀내지 못하면서 '진상규명 불능' 결정을 내고 말았습니다.
5.18 진상규명의 또다른 과제인 암매장과 관련한 진실도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계엄군이 지목한 51개 장소에서
9기의 무연고 유해를 발굴했지만,
행방불명자 가족과 일치된 유전자는 없었고
광주시 등에서 조사 권한을 넘겨받은
추정지에서도 아무런 유해를 발굴하지 못했습니다.
5월 24일 벌어진 송암동 오인사격 당시에도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계엄군의 진술이 있었지만,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부족해
진상 규명을 단정짓지 못했습니다.
수십 년의 한으로 남은 과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았던 시민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 INT ▶ 김현구 / 대전시
"요즘 영화 나와서 되게 관심 많으시잖아요.
국민들이 밝혀내고 싶지만 은폐됐다거나
감춰진 부분들이 너무 많다보니까."
특히 이번 진상조사위원회가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마지막 조사였다는 점에서
광주시민들의 실망감은 너무나 큽니다.
◀ INT ▶ 김윤아 / 광주시
"안타까운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희생을 하셨는데, 거기에 대해서 아직 밝혀진 게 없으니까."
공수부대원의 사죄를 이끌어내고,
무명열사 5명 중 3명의 신원을
확인한 성과도 있었지만
결국 용두사미로 끝나버린 5.18 조사위,
그 많은 예산과 인력, 시간을 들였음에도
도대체 무엇을 한 것인지
책임론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임지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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