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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호 등급도 붕괴…저수지 안전등급 믿을 수 있나?(R)

김초롱 기자 입력 2023-09-01 08:40:10 수정 2023-09-01 08:40:10 조회수 4

(앵커)

저수지 안전성의 척도는 '안전등급'입니다.

하지만 양호하다던 저수지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하는 데다가, 대부분
담당자가 눈으로 확인하는 방식으로 등급을 매겨,
신뢰성에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

김초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020년 8월 광주 소촌저수지입니다.

물을 가두기 위해 쌓은 제방이 뚫려
인근 도로와 공장이 침수됐습니다.

같은 해 50일 넘게 장마가 지속되면서,
이렇게 무너진 저수지는 모두 10곳.

안전등급을 살펴봤습니다.

(스탠드업)
안전등급은 이렇게 5개로 구분됩니다.

보통 D등급 이하일 때 문제가 있다고 보는데요.

당시 붕괴 사고가 난 저수지를 보니,
모두 보통 수준인 C등급 아니면
양호 수준인 B등급이었습니다.

안전에 지장이 없다던 곳에서 사고가 난 겁니다. 

안전등급을 믿기 힘든 이유는 또 있습니다.

주로 육안검사를 통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가장 기본적으로 이뤄지는 정기점검은
기관이나 용역 업체의 직원 1명 이상이
분기마다 시행하는데,
간단한 점검 기구 정도만 사용할 뿐입니다.

제방 내부는 어떤 상태인지,
저수지 아래 설치된 시설은 문제가 없는지 등
겉으로만 봐선 파악이 힘든 부분이 있는 겁니다.

(인터뷰) 이승수 / 충북대 토목공학부 교수
“제방 안에서 오랜 기간 장기간에 걸쳐서 노출 위험이 발생하고 있는 물질이 만들어진다든지

이런 것들 찾아낼 방법이 도저히 없게 됩니다. 자연스러운 누수인지 아니면 장기적인
이와 같은 구조체의 균열에 의한 누수인지를 가릴 수 없기 때문에...”

또, 시설별 평가 항목과 기준이 있다고 해도,
어느 등급에 속하는지 명확히 정하기 어려운 현장이 있고,
보는 이에 따라 판단이 갈릴 수 있습니다.

(인터뷰) B 지자체 관계자 (음성변조)
“육안으로 이제 분별은 어렵죠. 그래서 이제 보통 B등급을 많이 하고,

누수가 있다든지 아니면 파손됐다든지 이런 걸로해서 이제 C나,

또 파손 등급 중에 위험하다 싶으면 D등급까지...”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문적인 점검이 필요한 경우
농어촌공사 시설물점검119센터에 긴급점검을 요청하고 있고,
그 결과 D등급이 확인되면
정밀안전진단 등을 진행한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전문적인 점검 역시
이상 징후 등이 없는 한
육안점검 방식으로 매긴 등급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또, 법적 의무 대상이 아닌 소규모 저수지의 경우
1만 5천여 개 중 17%만 정밀안전진단을 해,
관리자가 어느 정도 강우까지 저수지가 안전한지
알지 못한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도 있습니다.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에
모든 저수지에 전문적인 점검을 하기 힘들다면,
기본적인 정기점검이라도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MBC뉴스 김초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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