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현행범으로 체포된 외국인들이
광주의 한 지구대에서 무더기로 탈주한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경찰의 근무 기강 해이로
벌어진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1년 전, 해당 경찰서의 산하 파출소로 붙잡혀 온
지명수배범의 도주를 막지 못하는 일을 겪고도
경각심을 얻지 못했나 봅니다.
임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5평 남짓의 작은 회의실 안에
23명을 유치해 놓고도 감시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경찰.
결국 10여 분 동안,
무려 10명이 창문 틈으로 빠져나갔습니다.
이들은 도주 36시간 만에
스스로 신고하거나,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야간 근무를 하던 직원 7명 중 3명에게
피의자를 감시하라는 당직 팀장의 지시가 내려졌지만,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전화 녹취) 경찰 관계자 / 음성변조
"팀장도 지시를 했으면 왔다 갔다 하지 말고
잘 지키라고 해줄 필요도 있고 한 거죠.
이번에도 이 핑계 저 핑계 대지만,
감시만 잘했으면.."
(화면전환)
(스탠드업)
"경찰의 눈을 피한 도주극,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1년 전엔, 조사를 받던 한 지명수배범이
이곳 파출소 담벼락 앞에서 담배를 피다가
그대로 도주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경찰은 수갑도 없이 범인이 먼저
파출소를 나서도록 하는가 하면,
심지어 추격을 도중에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이 사건을 겪은 이후 광산 경찰서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경찰서 내 보안 구역 등 동선 관리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지만, 무용지물이 됐습니다.
경찰 내부에서도 같은 사건이
1년도 채 되지 않아 발생한 것에 대해
"면목이 없다"는 반응입니다.
(CG) (전화 인터뷰) 이건수 /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
"이게 시설의 문제인지 인력의 문제인지를 파악을 해서
그 부분에 대해 보완하고 다시는 도주 사실이 없어야 되거든요.
분명하게 책임을 묻거나 조치가 없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경찰은 이번에도 다시 한 번 재발방지를
약속하겠지만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또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다는
시민들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임지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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