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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가족들이 모였던 추석 명절,
섬 고향마을을 낯설지만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본 사람이 있습니다.
세계적 보도사진가들의 모임,
매그넘 포토스 소속 작가가 섬마을의
대명절을 기록하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양현승 기자의 보도입니다.
◀END▶
◀VCR▶
섬마을의 한 가정집 평상에
손녀와 할머니가 마주 앉았습니다.
세월이 묻어나는 할머니의 굳은 손,
할머니의 비법을 흉내 내는 고사리 손.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바쁘게 송편을 빚습니다.
허리 펼 시간 없이 추석을 맞이하는
할머니와 손녀의 모습을 기록하는
이방인.
스페인 출신 매그넘 포토스 소속
보도사진가, 루아 리베이라입니다.
낯선 나라의 낯선 송편빚기가
향수를 불러일으켰을까.
루아도 사진기를 손에서 내려놓고,
아예 송편을 따라 빚었습니다.
◀INT▶루아 리베이라/매그넘포토스 정회원
"제가 신안에 와서 본 많은 것들은
제 고향의 어떤 부분들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에 굉장히 좋고 흥미로웠어요"
고단한 육지의 일터를 떠나 고향의
품에 안기는 사람들.
할머니, 할아버지 볼 생각에 들 뜬
아이가 만든 비눗방울이 사진 속에
담깁니다.
빌딩숲을 떠나 너른 들판에서
잠자리를 잡는 아이들,
발이 푹푹 빠지는 갯벌 위에서
왕년의 낙지잡이 실력을 겨루는
나이 든 형제들,
붙잡을 수 없는 추억과 세월의 무상함이
딱딱한 사진기 안에 빨려듭니다.
소금밭을 지키며, 소금 농사의 대풍을
기리는 섬주민들의 농악 한마당도
매그넘 작가의 눈을 사로잡습니다.
◀INT▶루아 리베이라/매그넘포토스 정회원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이 항상 바쁘게
움직이면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에서
특히 영감을 받았어요"
지난해 영국의 마크파워, 브루스길든,
올 초 노르웨이 출신 요나스 벤딕센 등
매그넘포토스 작가들의 신안 섬 여행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INT▶박우량 신안군수
"섬이 그동안 한국 사람들의 가슴 속에
불편하다, 접근성이 어렵다는 그런
생각에서 가볼만 한 곳이다... 그리고 저렇게
아름다운 곳이냐...그렇게 인식되길 원하면서"
고단한 섬살이, 때 묻지 않은 섬과 갯벌,
렌즈만 들이대면 작품이 되는 섬마을을
매그넘포토스 사진작가들은 2025년까지
찾을 예정입니다.
MBC뉴스 양현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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