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MBC

검색

치매 중에 되살아난 기억.."엄마의 꽃밭"(R)

김진선 기자 입력 2022-06-06 21:18:53 수정 2022-06-06 21:18:53 조회수 1

◀ANC▶

노인들이 치매 증상이 시작되면
희미해지는 기억때문에 모든 활동을
그만두고 우울증에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오히려 치매 시작과 함께 그림 그리기를
시작해 자신의 기억을 소박하고 따뜻한
꽃 그림으로 남긴 한 할머니의 이야기를
김진선 기자가 전합니다.

◀END▶

◀VCR▶

색색의 크레파스로 종이 한가득
채워낸 찬란하고 화려한 꽃밭.

어린아이가 그린 듯 투박해 보이기도
하지만 나무와 꽃들에는 생명력과
따뜻함이 넘칩니다.

10년전 치매진단을 받고,
우울증을 앓던 김점순 할머니가 그린
그림들입니다.

치매 진단을 받은 뒤
자녀들이 건넨 크레파스는

김 씨의 희미해져가는 기억들을
붙잡는 가장 가까운 벗이 됐습니다.

◀INT▶ 유미희/김점순 작가 딸
"심심하시니까 이걸로 그림 그리시라고 하니까
그냥 데면데면하셨는데 아빠 말이
매일 그림만 그리신다고 밥도 안 먹고
그림을 그린다고..."

치매 초기엔 초록잎이 풍성하고 화려한
꽃 그림이 많았지만,

남편의 사망 이후 푸르고 어두운 색감이
더해지면서 그림은 신비로운 분위기로
바뀌었습니다.

어린시절 겪었던 한국전쟁과
여순사건의 기억도 그림에 담겼고.
그 특별한 감성은 이제 대중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INT▶ 안경주 원장/전남여성가족재단
"치매 환자는 사회 정치적인 생명이
다 없는 것처럼 취급하는 경향이 있는데
치매 중에도 본인의 아름다운 기억을 되살려
이런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자신의 그림 전시회를 찾은 김씨는
이제 치매가 심해져 자신이 그린 그림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기억이 남긴 따뜻한
꽃 그림은 다시 김씨를 위로했습니다.

◀SYN▶ 김점순
"울긋불긋 꽃대궐 차린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그 때가 제일로 좋다 그 말이여."

MBC뉴스 김진선입니다.

Copyright © Mokpo Munhwa Broadcasting Corp. All rights reserved.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