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전두환 씨가 숨진 어제,
계엄군의 총탄에 맞아 하반신이 마비돼
평생 후유증에 시달린 5.18 유공자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유서에는 5.18에 대한 원한, 서운함을
모두 잊고 아버님 품으로 가고 싶다'는
내용이 담겨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양정은 기자입니다.
◀END▶
전남 강진군 군동면의 한 저수지.
5.18 국가유공자 68살 이광영 씨가
어제 오후 4시 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 씨는 하루 전
전북 익산의 자택에 유서를 남기고 집을 나가
경찰이 수색을 벌여왔습니다.
(S.U) 이씨가 숨진 곳은 자신의 고향인
강진 왕마마을 인근이었습니다.
◀INT▶이은호 강진경찰서 생활안전과장
\"사고 지점 5km 전방에 cctv에 차량이
통과한 사실이 확인이 됐거든요.
(숨진 시각을) 22일 자정에서 23일날 새벽
1~2시 쯤 그렇게 추정하고 있습니다.\"
[ CG ]
[이 씨는 가족들에게 남긴 유서에,
\"5.18에 원한도 없으려니와
작은 서운함들도 다 묻고 가니 홀가분하다\",
\"오로지 통증에 시달리다 결국
자신이 지고 떠난다\"며
마지막 인사를 남겼습니다.]
승려 신분이었던 이씨는
1980년 광주에서 계엄군의 만행을 목격하고
부상을 당한 시민군들을 병원으로 후송하는데
동참했습니다.
그러다 자신도 척추에 총상을 입어
하반신이 마비됐고,
이후 40여년 간 매일 수차례씩
진통주사를 맞는 고통에 시달렸습니다.
그럼에도 이씨는 국회 광주 특위 청문회와
전두환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5.18 당시 헬기 사격을 생생히 증언했습니다.
◀ S Y N ▶ 고 이광영씨(1989년 청문회)
\"헬기가 다라라하고 오더라고요. 그러더니
갑자기 그냥 총을 다다다하고 난사를 합니다.
그래 옆에가 막 아스팔트가 불똥이 타타타
튀더라고. 그래서 그냥 아이고 하고 기사가
지그재그로 운전을 하고 뭐 도망갈 틈도
없으니까 바로 위에 헬기가 있고 그래서
가로수 밑에 우선 숨어있어요. 그래 가로수
이파리가 우수수 떨어지더라고요. 그러면서
지나갔는데 어느 여학생 하나가 그 총에 맞아
가지고 쓰러졌어요.\"
극심한 고통 속에서
어렵게 생계를 유지해오던 이씨는
10여년 전 결국 광주를 떠났습니다.
◀ S Y N ▶故 이광영씨 지인
\"많이 아프셔가지고 경상북도 봉화에서도
사시고, 혼자 요양을 많이 다녔어… 건강도 안좋아지시고 하니까 익산도 내려오신거야\"
하지만 통증은 끝끝내 이씨를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그토록 원했던 5.18 책임자 전두환 씨의
사과도 들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이광영씨는
전 씨의 사망을 불과 몇시간 앞두고
자신의 고향에서
아버지께 가고 싶다는 뜻을 남기고
먼저 눈을 감았습니다.
이 씨와 같이 5.18 이후 고통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5.18 유공자들은
지금까지 40여명에 달합니다.
MBC 뉴스 양정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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