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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4]\"모두가 힘든 시기, 문학이 위로됐으면..

김진선 기자 입력 2021-09-30 20:45:15 수정 2021-09-30 20:45:15 조회수 0


◀ANC▶

'풀꽃'으로 유명한 나태주 시인은
문학은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생필품이라고 말합니다.

목포에서 처음 열리는 문학박람회가
코로나19로 마음이 어지러운 시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전해왔습니다.

◀END▶
◀VCR▶

(풀꽃 시 + 영상 10초)

[나태주 시인]

[오염된 마음을 세탁하는 '시時']

식당에서 밥 먹을 때 쓰는 게 냅킨,
그게 더럽잖아요. 근데 본래 더러운 건 아니에요.
그것도 비닐 포장이 딱 되어 있었어요. 우리가 왜
그걸 더럽다 합니까. 우리가 더럽게 썼기 때문에
우리 마음이 더러워요. 우리 마음이 원래는
깨끗했다고 봐야지. 근데, 자꾸 살다보니까
스트레스 받고 부딪히고 여러 가지 일에 많이
연루가 되다 보니까 우리 마음이 걸레처럼
지저분해지는 거에요. 그러면 그 걸레는 어떻게
되겠어요? 걸레는 버리지만 우리 마음은 버릴 수가
없어요. 어떻게 되겠어요? 바꿔야죠.
빨아야 된다고요. 마음을 빨자. 마음을 빠는 것이
예술행위다. 이게 아주 중요한 것입니다.
우린 날마다 날마다 지치고 더러워지는 그런
불완전한 사람입니다. 불완전한 사람이지만
우리가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좋아지려면
빨아야 돼요. 세탁해야 돼요. 그래서 저는
시는 마음의 빨래라고 생각해요.

[문학은 삶의 원동력 주는 '생필품']

원래는 생필품이죠. 나는 무식하니까 뭐 어렵게
말 안해요. 생필품이에요. 살아가는데 필수적이다
이거죠. 그게 장롱위에다 올려놓는 장식품이라든가
뭐 아니면 금고 속에 넣는 애장품이라든가
브로치 이런거 아닙니다. 금반지 아니에요.
박람회도 그런 차원에서 이 박람회를 보고
사람들이 와서 ‘아~ 살맛 안 나는데 이 박람회
보니까 살맛 난다. 나도 살아야겠다.’
그래야 되지 않겠어요?
폴 발레리 시 보면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그런 말이 있잖아요. '아, 시가 있어서 읽었더니
살아야겠다.','문학이 있어서 거기 가까이 가봤더니
나도 살아야겠다.'이래야죠

[힘든 시기,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다 함께 견디셔야 됩니다. 함께 견디셔야되고 나만
그렇다고 생각하시지 말고 다른 사람도 그렇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이게 답답하고 우리가 속상하고
화딱지가 나는 건 나만 그렇다고 생각할 때에요.
이게 나만 그렇다라는 것이 우리를 많이 불행하게
해요. '자세히 봐야 예쁘다. 오래봐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해야지. 나만 그렇다하면 피차가
고립이 된겁니다. 거기서 소통이 끊어지는 거에요.
나도 그렇지만, 너도 그렇다. 나도 귀하지만 너도
귀하다. 이렇게 생각이 됐을 때 우리가 좀 더
여유가 생기고 나 아닌 다른 사람에 대한 여유와
축복과 응원이 또한 나한테서 준비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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