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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인트]'억'소리 나는 현수막 사랑

양현승 기자 입력 2021-06-17 20:55:37 수정 2021-06-17 20:55:37 조회수 1


한국섬진흥원 유치,광주군공항 이전 반대,
정부 예산 확보.

자치단체가 내건 현수막들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현수막은
길이 6미터, 폭 70센티미터짜리입니다.

최근 3년간 전남의 시군이 쓴 예산을
환산하면 현수막은 20만 8백여 개입니다.

모두 이어서 붙이면,
125만1천414미터, 1251킬로미터.

목포에서 서울 갈 도로를
3번 덮을 수 있는 길이입니다.

억소리 나는 자치단체의 현수막 사랑,

양현승 기자와 김안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ND▶

봄부터 목포시의 길거리는
현수막이 뒤덮었습니다.

한국섬진흥원 부지 선정에 앞서서는
유치를 희망하는 현수막이
유치가 확정된 뒤에는 자축하는
현수막이었습니다.

올해 3월까지 목포시가 현수막에
쓴 예산만 3천8백만 원 어치였습니다.

◀SYN▶이기훈 광고물팀장/목포시청
"섬진흥원 관련 시 정책적인 사안으로
시민들에게 일정기간 홍보하기 위해서..."

MBC가 확인한 전남 22개 시군의 현수막
제작실태입니다.

3년 간 쓴 예산이 104억 2천8백여만 원.

지자체에서 가장 많이 제작하는
길이 6미터, 폭 70센티미터짜리 현수막으로
환산하면 혈세로 만든 현수막이 20만 장
이상인 셈입니다.

순천과 여수가 11억 원을 넘겨 가장 많은
돈을 썼습니다.

현수막 홍보는 인구가 적은 군단위도 예외는 아닙니다.

해남과 보성군은 5억 원을 훌쩍 넘겼습니다.

그나마 담양군이 순천시의 1/10 수준으로
가장 적었습니다.

축제나 행사,농어촌 정책,정부공모사업 선정,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 관련 현수막 등이
주를 이뤘습니다.

행사장 현수막은 행사 당일만,
계도*홍보성 현수막 역시 길어봐야 몇 주
거는게 고작이라서 현수막 예산은 사실상
일회성입니다.

◀INT▶시민
"해놓을만 하니까 붙여놨나보다...하고만 보고
다니는거죠. 보통 저렇게 두서너개 씩은
걸어져요 항상"

전남의 재정자립도는 평균 27%로
전국 최하위.

필요 이상의 자화자찬, 홍보성 현수막에
너무 많은 혈세를 쓰고 있는 건
아닌지 의문입니다. MBC뉴스 양현승입니다
무안군의 한 거리에 설치된 현수막.

성인 남성이 몸을 구부려야 통과할 만큼
낮게 설치돼 있습니다.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을 골라 걸다보니
통행을 방해하기 일쑵니다.

◀SYN▶무안군 관계자
"도로변에 게시하는 경우에는 대부분
신고나 절차없이 걸고 하시죠"

정해둔 조례는 정작 시군
스스로 내거는 현수막에 적용하지 않습니다.

공익목적이라며 장소나 방법 상관 없이
2주 가량 내걸리는 겁니다.

◀SYN▶현수막 업체 관계자
"'용해동에 몇장 걸고 싶다'...이렇게
이야기하시면 설치비랑 철거비가 다
(포함)되어 있어요"

아무렇게나 내건 현수막에 나무 기둥이 상하고, 훼손되고 찢겨 경관을 해치기도 합니다.

교차로의 시야를 방해해 교통사고
우려도 키웁니다.

◀SYN▶경찰관계자
"이건 문제가 있는데...좀 너무한 것 같아요.
이런데다 설치하면 안 되죠"

불법 설치로 철거된 현수막에는 지자체
현수막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업체에 제작과 설치, 철거를 일괄
맡긴다는 설명과는 달리 깔끔하게
철거되지 않는 겁니다.

◀SYN▶정인성/목포시청 건설과
"(현수막을) 떼어냈는데 바로 그 업체가 다시
붙여버렸을 경우...그게 제일 힘든거죠"

현수막의 폐기물 처리에
또 예산이 쓰입니다. 최근 2년간
목포에서만 5천만 원 이상이 투입됐습니다.

시대는 바뀌는데, 자치단체의 현수막 홍보는
관행처럼 계속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안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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