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MBC

검색

기초수급자 부부 숨져. '저체온증' 사인

입력 2020-01-07 21:12:12 수정 2020-01-07 21:12:12 조회수 0

◀ 앵 커 ▶

남편은 중증장애인,
아내는 이주여성인 기초수급자 부부가
집 안에서 나란히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아내가 갑자기 쓰러지자,
남편이 아내에게 이불을 덮어주려다
침대에서 떨어져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들의 죽음을 막아줄
우리 사회안전망은 너무도 헐거웠습니다.

우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광주 남구의 한 주택가.

그제(6) 오전, 63살 이 모 씨와
필리핀 출신 56살 아내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방바닥에 엎드린 채 쓰러진 아내 옆에는
뇌병변 장애인 남편 이 씨가 숨져 있었습니다.

(녹취)이웃 주민/
"동네 사람들 하고 어울리지도 않고. (그러다가) 동사무소에서 (부부가) 전화가 안 된다고, 문 좀 열어줄 수 없냐고. 저기 가서 한 번 확인해보려고 한다고."

부검 결과, 남편은 저체온증,
아내는 뇌출혈로 숨진 것으로 나왔습니다.

경찰은, 아내가 뇌출혈로 쓰러지자,
침대에 누워 있던 남편이 혼자 힘으로 내려와
아내에게 이불을 덮어주려다 몸을 가누지 못해,
난방도 안 되는 냉골 바닥에서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들의 집에 설치된
중증장애인용 활동감지센서에는
지난달 29일 이후로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 st-up ]
"사회복지사는 활동감지센서가 작동하지 않는 것을 수상히 여겨 집을 찾았다가 부부를 발견했습니다."

원래 4시간 이상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으면
현장을 확인하게끔 돼 있지만,

담당자는 동작이 멈춘 지 나흘만에
이씨 아내에게 전화를 했고,
전화를 받지 않는데도 나흘이 더 지난 뒤에야
현장을 찾았습니다.

(인터뷰)박영술 광주 남구청 노인사업담당/
"활동감지 시스템에 뜬 것은 12월 말 정도에 저희가 뜬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제 1일 날 연휴가 끼어서 (확인이 늦었습니다.)"

광주시 남구의 경우
사회복지사 1명이 2백명 가까운
독거노인과 중증 장애인들의 동작 신호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녹취)담당 사회복지사/(음성변조)
"담당은 어차피 저밖에 없기 때문에, 시스템 관계된 부분이나 그런 부분에서 아는 사람이 없어서 (혼자 합니다.)"

연말, 연시 아무도 몰랐던
기초수급자 부부의 죽음은
우리 복지 시스템의 현 주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ANC▶
◀END▶

Copyright © Mokpo Munhwa Broadcasting Corp. All rights reserved.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