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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전도사 서유진선생, 망월동에 잠들다

입력 2019-06-02 21:13:07 수정 2019-06-02 21:13:07 조회수 0

(앵커)
광주항쟁의 진실을 전 세계에 알리고
아시아에 광주정신을 심기 위해 애써온
서유진 선생이
지난달 16일 미국에서 타계했습니다.

한평생 누구의 인정이나 보상을 바라지 않고
헌신했던 그를 많은 이들이
그리워하고 있는 가운데 어제(1)
광주 망월동에서 영결식이 열렸습니다.

김철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6일 미국 볼티모어시 자택에서 타계한 고 서유진 선생은 5.18이 일어나기 전만 하더라도 광주와 인연이 없었습니다.

전주 출신의 서씨가 광주의 비극을 처음 알았던 것은 미국에서 이민생활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정보기관의 방해와 감시를 뚫고 미국 정치인들을 상대로 5.18의 진실을 알리는 투쟁을 전개해나갔습니다.

(인터뷰)이용진/민주평통 전 워싱턴지부장
"1981년 무참하게 돌아가신 영령들을 우리가 혼을 달래기 위해서 관을 12개를 만들어서 태극기를 씌워서 미국 워싱턴 듀폰 서클 앞에 세워놓고 지나가는 미국인들한테 (5.18을 알렸습니다.)"

1980년대 고 김대중 대통령의 미국 망명생활을 돕기도 했던 서유진 선생은 1992년 귀국해서는 광주의 진실을 알리는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섭니다.

광주시민연대를 통해 5.18 진상규명 투쟁을 벌여나가는가 하면 유창한 영어를 이용해 5.18 당시의 외신기자들을 찾아내 광주로 불러 모으기도 했습니다.

스리랑카와 캄보디아 등 독재정부 아래에서 탄압받는 이들을 찾아가 어떻게 하면 독재자를 상대로 이겨서 자신의 권리를 지켜낼 수 있는지를 알렸습니다.

교과서는 광주의 5.18이었습니다.

그의 이런 활동이 있었기에 지난 201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5.18이 등재될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홍세현 5.18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추진위 전 사무처장/
"(서유진 선생이) 아시아 각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5.18의 민중들을 설명했는데 그래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신청서에 뒷받침하는 자료들이 첨부된 거예요."

자신의 안위나 가족의 행복은 뒷전이었습니다.

(인터뷰)편남점 여사/故 서유진 선생 부인
"(미국 워싱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데 남편이) 일하는 중간에 데모가느라고 없어져요. 사람이. 그러면 종업원들 데리고 제가 혼자 하면 너무 힘들죠. 당신은 치국평천이 최고냐, 가화만사성도 좀 하자. 나도 좀 살자 그랬는데..."

고 김대중 대통령의 미국 생활을 돕고 광주와 아시아를 돌며 5.18 정신을 알리기 위해 헌신했지만 누구의 인정이나 어떠한 자리도 구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나간채 전남대 명예교수
"(서유진 선생이) 공중전화 부스에서 때로는 어두운 뒷골목 처마 밑에서 추위에 떨며 밤을 지새워야 했던 일을 생각하면 슬픔보다도 더 아픈 부끄러움이 가슴을 칩니다."

5.18 전도사이자 국제인권운동가 서유진 선생,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목숨을 바친 영혼들이 있는 광주 망월동에서 영면에 들어갔습니다.

(생전인터뷰)서유진 선생(2015.7. 광주MBC 특집다큐, 캄보디아에 피어난 광주정신)
"진정으로 이 나라(캄보디아)가 안고 있는 고민이나 원천적인 문제에 대해서 진정성을 가지고 실제로 옮기는 데는 광주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MBC뉴스 김철원입니다.

◀A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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