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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12]"팽목항 찾아 아이들 기억해주세요"

김진선 기자 입력 2019-03-29 08:04:32 수정 2019-03-29 08:04:32 조회수 1

◀ANC▶

목포MBC 세월호 5주기 기획
'기억하는 우리, 진실의 증인'입니다.

세월호 수습의 거점이었던 진도 팽목항,
모든 슬픔과 고통이 모인 곳이었습니다.

이제는 모두가 떠나고,
진도항 개발 공사가 한창인 그곳에
아직 희생자의 아버지가 머물고 있습니다.

◀END▶


// 어느 날부터 참사 난 이후로 막 이야기 하다가도 애들 이야기만 나오면 울어요. 또 울려고 하네. 그 당시에 국회에서 사람들 딱 보면 엄마들도 울화통 터지고 아빠들도 울화통 터지지만 남자 된 입장에서는 주먹부터 나가거든요. 말 보다. 그게 참 거기서는 울화통 터지는 반면에 여기서는 안 보잖아요. 듣기만 해도 울화통 터지기는 하는데 바다에 돌을 던지든 소리라도 지르잖아요. 여기서는. 밤 중에 등대 가서 아무도 없을 때 가서 소리도 지르고 애들 이름도 부르고 그러고 오면 약간 시원한 것도 있고 뻥 뚫리는 것도 있고.

// 여기 와서는 어쨌든 (아이를) 받은 것은 여기서 받았단 말이에요. 마지막으로 본 곳도 여기고. 우재를 보기 전 많은 애들을 봤죠. 어르신들도 보고. 그런 자리인데 아이들이 다 여기로 왔는데 헬기로 간 사람도 있기는 하지만 나머지 미수습자들은 목포에서 배에서 나온 사람도 있기는 했지만 여기가 거의 아이들이 나온 자리고 기억할 수 있는 무언가는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 제가 아빠잖아요. 여기 엄마가 있었으면 많이 오셨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여기 들어오시면서 날 보면 다 돌아가시는 것 같아요. 커피 한 잔 타드릴 수도 있는데 세월호 아빠들이 무섭게 생긴 분들이 아닌데 아빠들만 보면 가시는지 엄마들은 있으면 말도 잘 해주고 하기는 하는데 아빠들이 말을 못한다고 해도 오시면 커피 한 잔 하고 가셨으면 좋겠다고. 그래서 기억관에 커피 갖다놓은 이유가 그거에요. 나한테 안 오시니까. 여기 왔다 갔다 하시는데도 말도 안 거셔. 말 걸면 이야기 하면 울다가 가신 분들도 있고 그렇기는 한데 아직 여기는 많은 사람들이 오면 조그마한 기억 공간을 만들어 놓았지만 오셔서 커피 한 잔 하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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