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ＡＮＣ▶

뉴스와 인물입니다.

한글은 어렵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도 국어사전을 들여다보는 일이
많지 않은데요.

사전이 어휘력은 물론
학습능력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며
사전보급에 힘쓰는 교장선생님이 있습니다.

김승호 목상고 교장선생님을 만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1. 함평교육장으로 재직할 당시
학생들에게 국어사전 2천여 권을
보급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이유였습니까?

초등학교 3학년 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한 권씩 국어사전을 사줬는데요. 그 이유는 발령나서 보니까 학생들이 과학이나 사회 같은 과목에서 학교 수업을 따라갈 수 있는 수준인 보통학력이 못 되는 학생들, 기초학력이나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이 반이 넘어요. 그럼 정상적으로 학교수업이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죠. 그렇기도 하고 농어촌에 있지만 학생들이 자신있게 말도 하고 글도 쓸 수 있게 하자는 뜻에서. 왜냐하면 자기가 모르는 단어를 말로 할 때는 소리가 작아지고 자신이 없어지죠. 그래서 방법은 국어사전을 보급하는 방법인데요. 그때 2천여권을 했던 것 같습니다.

2. 학생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실제로 학습능력에 어느정도
효과가 있었는지도 궁금한데요.

덧붙이면 국어를 모르면 영어 수학도 모르게 되고요. 사회 과학도 모르게 됩니다. 그래서 특별히 국어시간에만 활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거죠. 학생들이 처음에는 별거 아니게 생각했죠. 초등학교 3학년부터 국어사전을 봐야 하는 것이 교육과정에서 맞는데요. 우리 학생들은 읽으면 국어를 안다고 생각하는 거에요. 그래서 처음에는 별거 아니게 생각했다가 나중에 사전을 보고 재미를 붙이고요. 특히 부모님들이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얘가 쓰는 단어가 달라졌다. 상당히 수준이 높아졌고 의미가 있는 것을 학생들이 이야기한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리고 저희들은 1년 반 정도를 지나서요. 교육부 행복한 교육이라는 기관지가 있어요. 거기서 인터뷰 요청이 왔어요. 무슨 내용인가 했더니 어떻게 해서 함평군 학생들의 학력이 높아졌습니까, 비결은 있었습니까,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그런 내용이더라고요. 그래서 인터뷰 과정에서 우리는 특별한 것은 없고 국어사전을 학생들에게 보급을 해서 적응하고 있다고 했더니 전국에서 가장 성적이 높이 올라간, 그리고 기초학력 이하 학생이 가장 적은 군이 되어서 인터뷰 요청이 왔더라고요. 나중에 행복한 교육 2013년도 12월호에 함평군의 소식을 보니까 '한 권의 사전이 함평 교육을 바꾼다'는 제목으로 나와 있더라고요.

3. 최근 교장선생님께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중국과 일본의 학력이 높은
이유도 국어사전 활용과 관련이 있다고
하셨는데요. 어떤 이유인가요?

금년 4월에 모든 신문에 나왔는데요. 중국의 국어사전인 신화자전이 기네스북에서 가장 인기있는 사전, 정기간행물 중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또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으로 소개가 되어 있어요. 아무래도 국어사전에 관심이 있어서 보니까 중국은 초등학교 때부터 신화자전이라는 사전을 많이 보급합니다. 그래서 1년에 2천만권을 보급하게 되고요. 중국 상하이가 세계에서 1위 성적이 되는 것이 이 때문이 아닌가 생각했고요. 아울러 일본도 봤더니 천 만권 이상 팔리 48개의 책 중에 일본에는 국어사전이 3가지 종류가 올라갔고요. 영어사전이 2가지 정도 올라왔더라고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국어사전을 무시하니까 한국에서는 12위로 수학의 정석 하나가 올라와 있어요. 그래서 국어사전은 저도 평소에 느꼈지만 중국의 세계 1위 성적을 나타내는 비결, 일본이 갑자기 성적이 올라간 비결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4. 현재는 고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하고 계신데, 고등학생들은
사전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요?

시청자들이 들으면 당황하실 텐데요. 의외로 많은 학생들이 교과서 내용, 선생님 학습지도 내용을 못 알아 듣습니다. 최근 언론에서도 많이 지적이 되고 있는데요. 영어를 번역해서 한글로 해 놓으면 한글을 몰라요. 그것은 우리가 책을 읽을 수 있으면 안다고 생각했던 오류. 초등학교 때부터 국어사전으로 공부를 해야 정상인데 국어사전을 무시했던 그런 결과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우리 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기본학력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전활용이라고 해서 1학년부터 국어사전을 아예 한 권씩 학교에서 구입해서 보급을 해줍니다. 그리고 국어시간만이 아니라 수학시간이나 과학, 사회시간에도 어려운 말이 나오게 되면 스스로 찾거나 같이 찾아보게 만든다든지, 학생들이 점차 사전의 효과를 알고 잘 찾아보고 있습니다.

5. 사전교육이 왜 중요한지,
또 앞으로 교장선생님의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주시죠.

초등학교 3학년이 분기점이 되는데요. 초등학교 2학년 까지는 공부를 못 하는 학생이 하나도 없습니다. 3학년 때 눈에 보이지 않는 단어, 사고력 이런 개념어들이 나오기 시작하는데요. 그때 국어사전을 봐야 하는데 그때 놓쳐버리고 그 이후로도 놓쳐버리면 나중에 일반적인 학습용어를 몰라버리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후로 미국의 dictionary project라고 국어사전 보급운동이 있거든요. 1년에 2백만권씩 기부를 받거나 보급을 하게 되는데요. 농어촌 지역 중심으로 무료로 사전을 보급하는 것을 하고 싶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ＥＮ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