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MBC

검색

그들의 광주, 우리의 광주 - 박래전 外(R)

입력 2016-05-25 08:18:09 수정 2016-05-25 08:18:09 조회수 1

(앵커)
광주를 위해, 5.18을 위해 스러져간 이들의 삶과 죽음을 되돌아보는 광주MBC 5.18 36주년 기획보도시간.

오늘은 자식과 형제자매를 잃은 가족들의 삶을 생각해보겠습니다.

자식을 잃은 어머니들은 예외없이 투사가 됐고, 식구들은 삶의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김철원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린 용산참사 7주기추모 집회.

인권운동가 박래군씨가 행사 사회를 보고 있습니다.

박씨가 인권운동가로서의 삶을 살게 된 건 28년 전 동생의 죽음을 보고 나서부터였습니다.

올림픽의 열기가 한창 달아오르던 1988년 6월 6일.

숭실대 학생회관 옥상에서 25살 박래전씨가 "광주는 살아있다, 군사정권 타도하자"를 외치며 몸에 불을 붙인 것입니다.

(인터뷰)박래군/故 박래전씨 형
"새벽 4시, 5시쯤에 전화가 왔어요. 자취하던 주인집으로. 래전이가 죽었다고, 분신해서 죽었다고 분신했는데 너 뭐하고 있냐고 엄청 당황해서 택시 타고 갔죠."

<故 박래전 약력>

박래군 소장은 2015년 세월호 1주기 추모집회 때 폭력시위를 주도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올해 초 있었던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온갖 집회현장을 돌아다니며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은 결과 이런 식으로 쌓인 유죄판결, 이른바 전과가 13개나 됩니다.

(인터뷰)박래군/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
"동생과의 약속을 지키는 일이 난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혈육을 잃어본 사람으로서 그것의 고통이 어떤 건지 알거든요. 고통을 당하는 사람 곁에 있어주는 것, 그것이 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화면전환)

1985년 9월, 당시 경원대에서 "광주학살 책임지고 전두환은 물러가라"를 외치며 자신의 몸에 불을 지른 송광영씨.

<故 송광영 약력>

대학생 아들의 죽음에 어머니 이오순 여사의 삶은 180도 바뀌었습니다.

아들의 죽음 이후 모든 집회를 따라다니며 학생과 노동자들의 든든한 방패, 따뜻한 어머니가 돼주었습니다.

결국 아들 옆에 나란히 묻히게 된 이오순 여사.

<故 이오순 약력>

그녀의 삶은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와 꼭 닮았습니다.

(인터뷰)이해학 목사/
"송광영 어머니나 다른 어머니들도 비슷비슷해요. 다 그렇게 학벌이 있거나 출신이 반듯하지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들 때문에 눈이 떠졌어요. 인간에 대한 눈. 인간은 존엄하다는 것."

가족을 잃은 슬픔만도 버거운데, 수사기관의 뒷조사와 감시를 견뎌내야 하는 이중, 삼중고로 유족들의 삶은 말그대로 폐허가 됐습니다.

(인터뷰)김상학/故 김병구씨 아버지
"(둘째 아들이 있는데) 자기 형(故 김병구씨)이 그렇게 죽으니까 저도 한이 맺혔던 모양이예요. 무슨 일마다 쫓아다니고 그러더니 끝내는 그 놈도 나중에 자기 형 장례식 한 뒤에 행방불명이 됐어요."

광주를 위해 숨진 이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일 못지 않게 유족들의 삶을 보살피고 챙기는 일 또한 광주가 시작해야 할 일 중 하나입니다.

MBC뉴스 김철원입니다.

◀ANC▶
◀END▶
◀VCR▶

故 박래전 약력
-1963년 화성 출생
-1982년 숭실대 국문과 입학
-1988년 6월 4일, 숭실대서 분신 사망
-2001년 민주화운동관련자 인정

故 송광영 약력

-1958년 전남 광주 출생
-1984년 경원대 법대 입학
-1985년 9월 17일 경원대서 분신 사망
-2002년 민주화운동관련자로 인정

故 이오순 약력

-1926년 전남 광주 출생
-1985년 막내아들 송광영씨 사망
-1991년 유가협 부회장
-1994년 집회시위 과로 등으로 1월 운명
-2009년 민주화운동관련자로 인정


故 김병구 약력
-1956년 1월 전남 장성 출생
-1988년 10월 18일 연세대 학생회관서 투신
-1989년 9월 2일 투신 후유증 비관 운명
-2001년 민주화운동관련자 인정

Copyright © Mokpo Munhwa Broadcasting Corp. All rights reserved.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