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5.18 민주화운동 때
시민군이 계엄군의 총에 맞아 숨지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한 소년이
44년 만에 옛 전남도청을 찾았습니다.
이제 환갑을 바라보는 소년의 사연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옛 전남도청을 기억하기 위해 마련한
전시 작품에 담겼습니다.
박수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건축 인테리어 일을 하는 정용국씨는
1980년 5.18 때 중학교 3학년이었습니다.
금남로 옛 가톨릭센터 뒤에서
시위대와 함께 있던 정씨는
한 시민군이 계엄군의 총탄에 맞아
쓰러지는 모습을 눈앞에서 지켜봤습니다.
그때의 트라우마 때문에 정씨는
시민군 최후의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과
그 자리에 세워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
단 한 번도 발을 들여놓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정씨는 몇 달 전
엣 전남도청 복원 현장의
폐기물을 수집 작업을 우연히 맡게 돼
44년 만에 항쟁 현장으로 돌아왔습니다.
◀ INT ▶ 정용국 14.08.44.02
"잠도 못 자고 항상 그 생각이 많이 나요. 그 분만 한 번씩. 트라우마가 생겨서 등에 창알 맞은 꼽힌 그 자리가 생각납니다. 어린 나이에 그걸 보고 지금도 굉장히 마음이 무겁죠."
정씨의 사연을 알게 된
아시아문화전당은
옛 전남도청의 기억과 사건을 탐구하는
기획 전시에 정씨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시민 1,000명의 흑백 초상과 사연으로
전남도청 복원 현장을 에워싸는 작품에
정씨가 첫 번째 시민으로 참여했습니다.
정씨가 수집한
전남도청 복원 현장의 폐기물도
중첩된 기억을 연결하는 작품으로
재탄생했습니다.
◀ INT ▶ 박예원 / ACC 학예연구사 12.25.06
"전남도청이었다가 공사를 통해서 ACC가 되었고 또 공사를 통해서 옛 전남도청 복원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마치 이 과정이 밀물과 설물 같이 느껴져서 해당 작품을 제작하게 됐습니다."
두 작품을 포함해
우리나라와 프랑스 작가들이 제작한
7개의 작품들이
한국 현대사의 가장 특별한 장소를
예술적 시각으로 조명합니다.
축적된 기억 만큼이나
많은 사연들을 담고 있는 이번 전시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야외 공간에서
다음달 24일까지 열립니다.
엠비시뉴스 박수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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