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과 얘기하다보면
배우지 못한 설움보다
큰 설움은 없다는 말을 종종 듣곤한데요.
배우지 못해 억울한 일을 많이 당했다는
하소연일수도 있습니다.
이런 설움을 떨쳐내기 위해
삼복더위도 잊은채
비지땀을 흘리시는 어르신들이 계십니다.
이재원 기잡니다.
◀ 리포트 ▶
혈액형 수업이 한창인 중학교 3학년 과학 시간.
선생님의 설명에 맞춰
대답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남다릅니다.
(선생님)"어떤어떤 종류의 혈액형이 나온가를 알려면 몇명을 낳아보면 안다고?"
(학생들)"스무명...."
모두 배움에 목말랐던 어르신들입니다.
◀ INT ▶전창금(73세)/광주 청춘학교 중학교 3학년 과정
"여기오니까 너무너무 재밌고, 선생님들도 다 좋고..이렇게 좋네요.."
가난해서 못배우고, 몰라서 못배웠던
지난 세월.
교복을 입은 또래 친구들이 한없이 부러웠던
어르신들은 학교를 포기한 채
일찌감치 생활 전선에 뛰어 들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배움과 멀어진 인생의 길이 쉽지 많은 않았습니다.
부족한 학력에 자신감은 줄어들었고,
줄어든 자신감 만큼
배움에 대한 갈망은 커졌습니다.
◀ INT ▶강봉순(78세)/광주 청춘학교 중학교 3학년 과정
"솜씨가 있어서 뭘 하고 싶은데도 학원을 못갔어요. 공부를(배우질) 못해놔서 이렇게 자로 재고해야 되는데..그걸 못하니까..그렇게 한이 맺혔어요..이야기 할려니까 눈물이 다 나오네"
중학교 졸업장이 수여되는
광주 청춘학교에서
비지땀을 흘리시는 어르신은 모두 50여명.
학교에 다니면서 잃어버린 자아를 찾게됐고,
무엇보다 자신감이 생겨났습니다.
◀ INT ▶류기순(73세)/광주 청춘학교 중학교 3학년 과정
"배우기 시작하니까 그렇게 즐겁고, 모르는 거 하나하나 배울때 당당해지고 내 자신이 떳떳하고 자신감이 생겨..무엇보다도 안다는게"
자신들의 삶을 포기한 채
누군가를 위한 희생만 강요당했던 어르신들.
진정한 자아를 찾아 새로운 항해에 나서는
멋진 황혼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 SYNC ▶ "인생은 지금부터~""
MBC뉴스 이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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