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한국전쟁 기간이던 지난 1950년 10월
서남해의 섬 임자도에서는
공권력이 아닌 이념에 따라
대규모 민간인 희생사건이 있었습니다.
한반도의 총성이 그친지 74주년이 되는 올해
임자도의 '핏빛 역사'를 해소하기 위한
첫 걸음으로 희생자 유해발굴이 시작됐습니다.
신광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금은 다리로 연결된 신안군 임자도,
주민들이 삽과 호미로 6개의 섬을 간척해
풍요로운 터전을 일궜습니다.
끈질긴 생명력으로 공동체를 일궜지만,
전쟁과 이념의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1950년 10월 어느날,
좌익 주민들이 고 문준경 전도사 등
기독교인과 경찰 등을 해치는
살육이 발생했습니다.
이후 국군의 수복과정에서 좌익세력으로
오인받아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시신을 찾지 못한 사례가 대부분 이었습니다.
◀ INT ▶ 이성균 목사 / 신안임자유족회 고문
/(농지작업을 하면서) 대퇴부 유골 1점을 발견했어요. 그리고 이제 그전에 너무 많은 유골이 나오니까 깊이 파고 또 묻었다고 하는 말씀도 들었어요./
74년 전 암매장 되거나 버려진 유해를 찾는
발굴조사가 본격 시작됐습니다.
개토제를 시작으로 다음달 말까지
모두 462명의 희생자들의 흔적을 찾는
작업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 INT ▶ 노래영 / 신안임자도 유족회장
/(과거사위원회에서)유해발굴 사업비를 지원해 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고 하여튼 단 한구라도 가족을 찾아갔으면 하는 그런 바람입니다. /
발굴 장소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사전 조사로 결정된 임자면 대기리 일원.
유해발굴 기간은 다음달 말까지로
예정돼있지만, 간척 등으로 지형변화가
심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 INT ▶ 우종윤 한국선사문화연구원 단장
/(시굴조사에서) 볏조각이 나오는 부분이 있고, 구덩이 흔적이 있다 하면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확장을 해서 조사해서 매장여부를 확인하려고 합니다. /
공권력이 아닌 좌우 이념에 따라
살육이 벌어진 대표적 사건 현장인 임자도.
신안군은 발굴조사 이후 유해를 안치하고,
유족과 협의해 '특별법 제정' 등
상처를 치유할 방법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 INT ▶ 김대인 신안군 부군수
/우리 과거를 딛고 나아가야 하기 때문에 이런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유족회하고 협의를 해서 후속 어떤 절차들도 진행해 나가겠습니다. /
서남해 섬 가운데 손꼽히는 비경을 자랑하는 임자도.
한국전쟁기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 작업이 '핏빛 역사'를 씻어내고,
화해와 평화를 여는 시작점이 되기를
유족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MBC 뉴스 신광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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