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연극 배우가 되고 싶은 꿈을
무대 위에서 실현하는 직장인들이 있습니다.
쳇바퀴 같은 일상에서 벗어나
다른 삶을 경험하며
행복을 만끽하는 사람들을,
박수인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부 천사의 집을 털려다 들통나자
어릴 적 잃어버린 아들인 척하는 두 청년
이번 주말 공연될 연극의 한 대목입니다.
막바지 연습에 구슬땀을 흘리는 배우들은
전문적인 연기자들이 아닙니다.
고된 하루 일을 마치고 연습실에 모인
직장인들입니다.
연극을 하고 싶다는 열정 하나로 모인
이 극단의 이름은 DL.
드라마틱한 인생을 줄인 말입니다.
지난 2007년 직장인들이 모여 창단한 이 극단은 교도관인 단장을 비롯해 회사원과 수의사,
교사와 사업가가 주인공들입니다.
◀ INT ▶ 박재현 (수의사 /극단DL 배우)
"저희는 직업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고 지역도 다르고 나이도 다른데, 그 사람들이 모여서 점점 하나의 목표로 나아가는 게 저희 눈에 보이잖아요."
한때 4백명이 넘는 단원이 활동하다
코로나 19 때문에 위기를 겪었지만
지금도 40여명의 단원들이
연극을 향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 INT ▶ 한경아 (대안학교 교사/극단DL 배우)
"내가 다른 사람이 돼서 다른 사람의 마음을 느껴 보는 것. 그게 한 번쯤은 꼭 해보고 싶은 일 중의 하나였어요."
직장 일과 연습을 병행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매년 두 차례씩 정기 공연을 이어왔고
이번 주말 스물한번째 공연을 앞두고 있습니다.
◀ INT ▶ 배광희 (한의사/극단DL 조명)
"애기를 낳는 것처럼 한 작품을 할 때마다 성취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극단의 살림은 단원들이 내는 회비와
관객들의 감동 후원금으로 꾸려갑니다.
모인 돈의 절반은 공연장을 빌리거나
무대를 제작하는 데 쓰고
나머지 절반은 아동 보육시설에 기부합니다.
무대에 서는 순간 만큼은
나의 일상에서 일탈해
다른 세상을 경험한다는 단원들의 삶은
그 자체로 드라마틱한 인생입니다.
◀ INT ▶ 김현중 (교도관/근단DL 단장)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고 걱정했던 친구들이 무대에서 진짜 배우처럼 열심히 해주고, 그리고 나서 커튼콜 박수를 받고 무대 뒤로 와서 펑펑 울 때 (보람을 느낍니다)"
대학로 히트작인 보라카이 브라더스를
가족에 중심을 두고 각색한
극단 DL의 스물한 번째 정기 공연은
내일과 모레 예술의 거리 미로극장에서
펼쳐집니다.
엠비씨뉴스 박수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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