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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가뭄에 먹이 찾아 논 헤집는 '오리'..애타는 농심(R)

◀ANC▶
심한 봄 가뭄이 계속되고 있는데
논에 갑작스러운 오리 무리까지 출몰해
논에 심어진 모를 쪼아 먹고 있습니다.

농민들의 가슴은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강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VCR▶
모내기가 끝난 논두렁에 오리 무리가 모여 있습니다.

오리들이 논을 헤집으며 심어진 모를 쪼아먹느라 분주합니다.

우리나라에선 주로 텃새로 활동하는 흰뺨검둥오리입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논에는 가끔 몇 마리만 보였지만

올해는 논두렁을 찾는 오리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수 많은 오리가 거쳐간 듯,
논 한가운데는 아예 구멍이 뻥 뚫린 듯 비어있습니다.

◀INT▶
*채성석 / 농민*
"오리가 헤엄치면서 먹이활동이라든지 쉽게
말해서 노는 행위를 하기 때문에 심어놓은 모가
뿌리내리지 못하고..."

시설물을 설치하고, 경적을 울려 오리를 ?아봐도 그때 뿐.

인기척이 사라지자 오리들은 곧바로 다시 논두렁에 내려앉습니다.

농민들은 심한 가뭄에다 낮과 밤을 불문하고
논을 찾아오는 오리들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근이 철새보호지역이다 보니
새를 쫓을 방법도
마땅치 않아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INT▶
*채성석 / 농민*
"정말 좀 짜증나요. 우리가 새대가리 새대가리
하는데 오리가 그렇게 멍청한 것 같지가 않아요."

조류 전문가는 심한 가뭄으로
인근의 습지가 마르면서 먹잇감이 부족해지다보니,

오리들도 위험을 감수하고 사람들이 오가는
논두렁을 찾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SYN▶
*김인철 / 전남대학교 생물학과 객원교수*
"가뭄이 들어가지고 주변 습지도 말라 있고
얘네들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없어서
논을 가는 것 같아요."

이제라도 오리 피해를 줄이려면
오리의 먹이활동이 활발해지는 번식기와
모내기 시기를 조율하는게
좋은 방법이라는 지적입니다.

역대급 가뭄에 오리라는
난데없는 불청객까지 찾아오면서
농민들의 마음은 갈수록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강서영입니다.
◀END▶
강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