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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투데이]갈 곳 없는 환자들..전남의대 시급하다

◀ANC▶

전남의 의과대 신설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정부의 결단이 늦어지는 사이, 섬지역부터 산업단지까지 열악한 의료 현장에서는 아찔한 순간들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전남의대 설립 필요성, 양현승,조희원 기자가 잇따라 보도합니다.

◀END▶

◀VCR▶ 신안군 흑산도에 홀로 사는 71살 이상배 씨.

이달 초, 한 밤 중에 아찔한 상황을 겪었습니다.

잠을 자던 중 갑작스러운 가슴부위 통증을 느끼고, 의식을 잃은 겁니다.

협심증이었습니다.

◀INT▶이상배 "자다가 가슴이 답답해가지고 아무래도 좀 이상한 기분이 들었어요. 119로 신고를 했어요. 신고를 해가지고 난 후에 쓰러진 것 같아요"

새벽 4시 무렵 보건지소에서 응급처치 이후 해경의 경비정 3척을 갈아탄 뒤 오전 8시 무렵에서야 육지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목포의 병원으로 1시간여를 달려야 하는 등 병원가는 길이 험난했습니다.

◀INT▶임대영 공중보건의/흑산보건지소 "여객선으로 가면 2시간이 걸리는데 해경으로 가면 3시간 이상 걸리고, 해경은 특히 목포로 안 가고 진도로 가기 때문에..."

전남 297개 읍면동 가운데, 기준시간 30분 안에 의료기관에 도착하지 못하는 곳이 최대 70%대에 이릅니다.

양질의 치료를 제공받지 못해 발생하는 치료가능한 사망률도 전국 평균을 웃돌고 있습니다.

2018년 이후 정부가 필수의료 지역별 격차 해소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추진 동력이 미약합니다.

◀INT▶임순자 위원장 /민주노총 보건의료산업노조 "치료 가능 사망률에 있어서 지역 격차가 너무나 심각하게 발생을 하고 있고, 지방 같은 경우는 공공 병원도 부족하고, 실제로 의료 인력도 부족하고 이런 부분 다 알고 있거든요. 이런 부분들과 관련해서 대책을 발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남의 의료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의료의 공공성을 담보할 의사인력의 안정적 확보가 1차적 과제.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전남에 의과대를 신설하는 게 정부의 공공의료 강화 의지의 시험대라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지만 정부는 묵묵부답입니다. MBC뉴스 양현승입니다.

============================================ 폴리에틸렌을 저장하는 사일로가 폭발해 노동자 6명이 현장에서 사망하고, 11명은 중경상을 입은 여수산단 대림공장 사고.

특히 부상자 중 3명은 당시 심각한 화상을 입은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14시간이 지나서야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INT▶ 최관식 "여수에 있는 병원에 먼저 갔죠. 여기서 안 돼. 광주로 가시오. 전남대병원에서도 이게 안 돼. 화상을 치료할 수 있는 게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거기서 다시 앰뷸런스를 타고 (서울)한강성심병원까지. 사고가 나고 14시간 동안 응급처치 정도만 하고 거기까지 간 거죠."

석유화학산단과 제철소가 있는 전남에서는 이와 같은 대형 폭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화상을 치료할 수 있는 의료기관은 전무해 노동자들은 늘 불안을 안고 일하고 있습니다.

◀INT▶ 최관식 "화상이나 이런 것들은 시간이 중요하거든요. 얼마나 빨리 대처하고 후송하느냐에 따라서 사람의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이런 문제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이라면 몰라도 석유화학산단이 있는 곳에서는 (시설이) 되어 있어야 살 수 있는 거죠. 서울에서는 70%가 살고, 여수에서는 70%가 죽는다고 이야기해요."

지난 2013년 64명이었던 전남의 산업 재해자 수는 2018년에는 256명을 기록하는 등, 매년 증가하는 추세.

특히, 심각한 상처를 입는 경우가 많아 전남의 중증응급환자 구성비는 전국 1위입니다.

하지만 중환자실 수는 전국 17개 시도 중 16번째입니다.

결국 다른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는 것을 뜻하는, 전원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습니다.

◀INT▶ 박기영 "(전남은) 필수 중증 의료, 그리고 응급 의료가 굉장히 취약하다. 산단에서 자주 일어나는 사고를 보면 대형 사망사고 같은 것들이 일어나고 있잖아요? 그럴 때 보면 치료를 받으려면 굉장히 종합적이고 수준 높은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그런 진료를 제대로 못 받고 있어요."

지난해 비로소 논의가 시작됐던 전남 의과대 신설 계획은 또다시 기약이 없어진 상황.

노동자들의 절실한 소망은 공허한 외침이 되고 있습니다.

MBC NEWS 조희원입니다.
양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