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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학동 참사 1년..여전한 민원 묵살(R)

◀ANC▶

철거 중이던 건물이 무너져내려
시민 9명이 목숨을 잃은 광주 학동 참사가
오늘(9)로 1주기를 맞았습니다.

학동 참사를 두곤 예견된 인재라는 평가가 많았는데요.

주변 주민들의 숱한 민원들이 묵살됐던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현장은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임지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VCR▶

[스탠드업]
"지난해 6월, 이곳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무너져 버스를 덮쳤습니다.

붕괴 사고 뒤엔 '민원 묵살'이 있었는데요.

위험을 감지한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서
결국 참사를 피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일 년이 지난 지금, 현장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직접 가보겠습니다."

광주 서구의 한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

대규모 아파트 공사 현장과
옹벽 하나를 두고 맞닿아 있는 1백 30여 세대 아파트 단지에는
2년째 공사 진동이 그대로 전달되고 있습니다.

아파트 계단에는 틈이 보이고, 욕실 벽에도 균열이 생겼습니다.

전에 없던 균열이 공사로 생겼다고 주장하는 주민들은
서구청에도 수차례 민원을 냈지만 변화는 없었다고 말합니다.

◀INT▶ 대균철/ 광주 서구 아파트 신축 공사장 인근 주민
"발파가 굉장히 많습니다. 우기가 접어드는데 계속해서
토목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직접 민원 내용을 전달해봤지만 돌아오는 건
무성의한 대답뿐입니다.

◀SYN▶ 광주 서구 관계자/ (음성변조)
"진동이 있다고는 하시는데 가서 들어보면
저는 느껴본 적은 없어서 사실..."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인 동구의 다른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도 마찬가집니다.

주변에 밀집한 상가와 주택 벽에는 균열이 생겼는데
주민들은 중장비가 동원될 때마다
전등이 흔들릴 정도의 진동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합니다.

학동 참사로 커진 불안감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점검은 수박 겉핥기에 불과했습니다.

◀INT▶ 이순철 / 광주 동구 아파트 신축 공사장 인근 주민
"시공사나 시행사의 어떤 대변인이나 나팔수 역할을
하고 있지 않나 서운함도 많이 느끼고 있고요.
답변은 원론적인 답변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두 개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에서 소음과 분진, 균열을 이유로
구청에 접수된 민원은 현재까지 1백 50여건.

하지만 개선 명령이나 과태료 부과 등
행정조치가 취해진 건 열다섯 건에 불과했습니다.

자치구는 민간 공사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좁다는 입장입니다.

◀INT▶ 김경철 / 동구청 도시개발과 재개발계장
"참 조율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데요,
민간 사업이다 보니까 저희들이 관여할 수 있는 게
한계가 있습니다."

붕괴 하루 전 철거 공사가 위험해보인다는
민원이 접수된 학동 참사.

콘크리트 조각 낙하 등 3백여 건의 주민 호소가
있었던 화정동 아파트 붕괴 사고.

예견된 참사였다는 사후약방문식 진단은
학동 참사 1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C 뉴스 임지은입니다.
임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