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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할인 혜택 지원해도.. 두 번 우는 영세 숙박업자들(R)

(앵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가을 나들이철이 되면서
숙박업소들도 모처럼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여행 숙박 할인 혜택을 지원한다고 해서
그 기대는 더 커졌지만,

정작 지원이 대형 업소에만 집중되다 보니
영세 숙박업소들은 오히려 고객을 빼앗기게 됐다며
영업난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임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8년째 광주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 중인 배미경 씨.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운영 상황을 비교하면
월평균 천만원 가량이던 매출이 절반 수준으로 곤두박질쳤습니다.

업소 운영을 위한 최소 경비와
숙박 플랫폼 수수료까지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는 실정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가을 여행철이 됐는데도
매출 상승이 신통치 않은 건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뷰) 배미경 / 게스트하우스 운영자
"어쩔 때는 이제 인건비도 안 나오고
적자 날 때는 저희가 임의로 적자를 메워야 돼요.
그래서 대출도 받기도 하고 했었는데..."

여행과 숙박 업계의 어려움을 해결하기위해
정부 차원에서 긴급 지원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스탠드업)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지역 관광사업을
다시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축제가는달' 이라는
할인 행사를 기획했습니다." 

(c.g)/객실 가격이 7만 원 이상인 숙소를 예매하면
3만원 할인 쿠폰을 선착순으로 지급해주는 방식으로,
업계를 지원하는 행사입니다.

국내 5대 숙박 플랫폼 업체가 참여했고,
올 한해 총 18억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영세 숙박업주들은 영업난이 더 심각해졌다고 호소합니다.

객실 대부분이 7만원 이하라 지원 대상에서 빠졌고,
이번 행사로 인해 여행객들을 오히려
빼앗기는 결과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숙박업소 운영자
"지금 어떻게 보면 반대로 가고 있는 거죠.
역행하고 있는 것이죠.
어려운 사람은 더 어렵게 되는 거고,
또 기존에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업소들은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영업을 할 수 있게끔.."

한국관광공사가 3년째 진행한 할인행사의 경우
영세 업소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이벤트가 기획됐지만
올해 관련 예산은 이미 상반기가 동나버렸습니다.

숙박업 규모를 고려해서
유연하게 예산을 편성하지 않다보니
영세 사업장은 지원은 커녕 피해를 떠안게 된 것입니다.

(싱크) 마정민 / 한국관광공사 국민여행지원팀 팀장
"안타깝게도 이번 프로모션 때는 (7만 원 이하 숙박업소가)
적용이 안 됐던 게 사실이고요.
정부 예산이라는 게 가이드라인이 정해져서
이제 소진해야 하는 의무도 있고 해서.."

코로나19로 이용객이 급감하면서
생존마저 위협받았던 영세 숙박업소들,

현실을 외면한 정부 지원 정책 탓에
언제쯤 불황의 터널을 벗어날 지
막막하다는 하소연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MBC 뉴스 임지은입니다.
임지은